지난 13일 새누리당 세월호사고대책특위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이완구 원내대표(오른쪽)와 김재원 수석부대표.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BH(청와대)에서 이 원내대표를 못마땅해 한 단 한 가지 이유는 그가 자기 정치를 한다는 것이었다. 최경환 전 원내대표와 이 원내대표의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하다. 그런데 친박계에서 ‘포스트 최경환’을 찾을 수 없었다. 4선 정갑윤 의원은 국회부의장으로 턴했다. 그래서 ‘옅박(옅은 친박)’인 이 원내대표에게 자리를 두고 견제세력으로 울타리를 만들어 둘러 세우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실제 그렇게 됐다.”
김재원 신임 원내수석부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의원 시절 그와 관련한 송사를 처리했던 ‘법률 집사’였다. 재선이지만 원조 친박 중 하나다. 구설수가 없지 않았지만 당 전략기획본부장, 중앙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 부위원장을 두루 역임하며 설욕했다. 최경환 원내지도부 체제에서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가 큰 역할을 하면서 수석의 위상이 커졌다.
이번엔 윤상현 신임 사무총장 기용 뒷얘기를 들어보자. 원래 당 사무총장은 당 대표가 임명한다. 새누리당 차기 전당대회는 7월 14일이니 그의 내정이 앞선다. 당 일각에서도 “왜 홍문종 사무총장이 물러났는지 모르겠다. 이유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윤 사무총장은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내며 ‘새누리당은 윤상현당’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고, 재선이지만 친박계 내에서 강력한 실세로 부상했다. 이런 그를 업그레이드해 사무총장으로 기용하고 이 원내대표 견제의 선봉에 설 수 있도록 길을 터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여기에 정책위의장은 주호영 의원이 맡았다. 충청권 세력화를 TK(대구·경북) 출신이 견제할 수 있는 셈이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여권 한 인사는 이런 말을 들려줬다.
“이 원내대표가 ‘충청권 역할론’을 내세웠을 때부터 주위에선 그가 자기 정치를 하려 한다고 입을 모았다. 친박계로선 기득권을 내줄 수 없다. 그가 원조친박이나 정통친박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원내대표가 4선이지만 충남지사를 역임하는 동안 국회 공백이 있었고, 그래서 세력이 없다. 힘없는 다선이다. 실제는 차기 원내대표가 10대 총선을 이끌게 돼 그는 징검다리 원내대표일 뿐이다. 거기에다 원조친박 빗장을 다 쳐놨다. 얼마 안 되는 원조친박이 얼마나 똘똘 뭉쳐있는지 보여준다.”
선우완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