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정류소에도, 논밭에도, 벤치에도, 길거리에도, 심지어 학교 교실 안에도 온통 인형들 천지다. 이 마을에 이렇게 인형이 가득한 이유는 한 예술가의 고향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11년 전 고향 마을인 나고로로 돌아온 아야노 쓰키미가 과거 사람들이 북적였던 때를 그리워하면서 손수 인형을 만들어 채우기 시작했던 것. 모두들 큰 도시로 떠나면서 이제는 황폐해진 나고로의 주민은 현재 37명이 전부다. 반면, 인형들 개수는 350개에 달한다. 그야말로 인형이 살고 있는 마을에 사람들이 얹혀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더욱 놀라운 것은 인형들 하나하나가 모두 지금은 세상을 떠난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그대로 본떠 만들었다는 점이다. 쓰키미는 “죽은 사람들의 인형을 만들고 있으면 그 사람들이 생각난다”면서 “인형들은 모두 내 자식들과 같다”며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