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인태,설훈 | ||
옛 ‘민주화’ 동지인 민주당 설훈 의원과 열린우리당(우리당) 유인태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맞대결이 관심을 끄는 지역. 두 사람은 지난 83년 민주화청년연합(민청련) 창립을 주도하면서 민주화운동을 함께했던 사이. 하지만 정계에 입문한 뒤 서로 엇갈린 행보를 보여왔다.
두 후보가 총선에서 맞닥뜨린 것은 이번이 두 번째. 지난 14대 총선 때 민주당 간판으로 도봉갑에 출마, 국회에 입성한 유 전 수석은 96년 15대 당시 설훈 국민회의 후보와 도봉을에서 첫 혈전을 벌여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16대 총선 때도 유 전 수석과 설 의원이 다시 맞붙을 뻔했으나, 한나라당이 유 전 수석에 대한 공천을 중간에 철회하는 바람에 무산된 바 있다. 두 사람은 이번 총선에서 8년 만에 재격돌하게 되는 셈이다.
설훈 의원의 한 측근은 “이 지역은 원래 민주당 성향이 강한 곳인 데다 설 의원의 조직적 기반이 탄탄하다”며 “본선에서의 승리는 별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이에 반해 유 전 수석은 정반대의 주장을 폈다. 유 전 수석은 “이 지역을 여론조사를 해보면 우리당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설 의원이 지역의 조직관리를 잘해왔지만 수도권 선거는 개인 지지율보다 어느 정당의 지지율이 높으냐에 따라 당락이 좌우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들 두 후보에 맞서 한나라당에서는 백영기 지구당 위원장과 김선동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한나라당은 지역 경선을 통해 최종 주자를 선정한다는 방침. 백 위원장은 “설훈 의원과 유인태 전 수석은 둘 다 진보적인 성향이기 때문에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며 “15·16대 총선에 출마해 근소한 차이로 낙선한 내가 본선에서 당선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밖에 자민련에서는 장일 부대변인이, 민주노동당은 표은태 위원장이 출마했다. 그리고 손동호 서울올림픽파크텔 사장과 이호윤 전 서울대 총학생회장 등이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영 기자 young@ilyo.co.kr
▲ 한명숙,홍사덕 | ||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거물급 인사들이 ‘원정경기’에 나섰다. 한나라당이 홍사덕 원내총무를 이 지역에 공천하기로 결정하자 열린우리당이 그에 맞서 한명숙 전 환경부 장관 카드를 들고 나온 것. 현 지역구 의원인 정범구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자칫 무주공산이 될 뻔한 이 지역은 이로써 ‘17대 총선의 바로미터’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총선전략 차원에서 각 당으로부터 ‘출전 명령’을 받은 두 후보는 6일 현재까지 이 지역에 선거사무실도 열지 못한 상황이다.
홍 총무측은 “공천심사위 결정으로 이곳에 공천을 받게 됐지만 사실 난처한 입장이다. 아직 사무실도 마련이 안 된 상황에서 한 달 남짓 남은 선거를 치러야 하는 부담이 크다”고 토로하면서도 “그러나 지역의 특성이나 홍 총무의 대외적인 이미지가 지역정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어 무난히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전 장관이나 우리나 처음 시작하는 것은 마찬가지 아닌가”라고 말했다.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은 한 전 장관측도 마찬가지.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선거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한 전 장관측은 “진성당원을 중심으로 운영돼 온 지구당의 조직력에 일단 기대를 걸고 있다. 94년 당시 몇 년간 이 곳에 살면서 여성민우회 분들과 친분을 쌓았었는데 그런 점에서는 우리가 조금은 유리하지 않나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총무측은 “이곳은 지역감정이 상대적으로 적고 당의 이미지보다는 인물에 대한 평가와 능력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지역”이라며 “화이트칼라,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은 지역인 만큼 기존의 정치질서에 대한 변화의 욕구를 자극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한 전 장관측은 총선 제1전략이 ‘얼굴 알리기’라고 밝히고 있다. “한나라당 홍 총무에 비해 정치경험이 짧은 한계를 여성·복지·문화·환경 등 지역정서를 감안한 문제에 대한 다양한 정책으로 극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정가 일각에선 홍사덕-한명자 맞대결 카드가 무산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나라당 새 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홍 총무가 대표로 선출될 경우 지역구가 아닌 비례대표로 옮겨갈 여지도 있기 때문.
이외에도 민주당 차태석 민원실장 민주노동당 유기수 지구당위원장이 출마를 준비중이며 설진성 전 도의원, 신우근 고양시도서관 운영위원 등이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한상진 기자 sjinee@ilyo.co.kr
▲ 정의화,이해성 | ||
3선을 노리는 한나라당 정의화 의원과 노무현 정부 첫 홍보수석을 지낸 이해성씨 간의 2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이 이 전 수석의 부산중·부산고 5년 선배로 서로를 잘 알고 지내온 사이지만 두 사람은 각각 한나라당 아성 유지와 부산 ‘노풍’ 재점화를 위한 거센 자존심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지난 92년 총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한나라당의 전신인 민자당 소속 허삼수 전 의원에게 패한 이후 이 지역은 부산지역 중에서도 한나라당 지지세가 제일 강한 곳으로 여겨져 왔다. 현 지역구 의원인 정의화 의원도 부산지역 의원들 중 지역구 조직이 제일 탄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역구 내에 있는 정 의원 소유의 병원을 통해 그동안 지역민들을 상대로 복지사업을 해온 점도 정 의원이 내세우는 강점이다.
이에 대해 이해성 전 수석은 “과거 부산지역 선거전은 한나라당 1강 구도라 나머지 당 소속 후보들이 맥을 못 췄지만 이젠 한나라당·열린우리당 양강 구도가 뚜렷해졌기 때문에 그동안 한나라당이 지역감정을 바탕으로 누려온 부산지역 독점 현상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인다.
정 의원측은 여권의 ‘총선 징발’인사인 이 전 수석이 지역에 기여한 바가 없음을 들어 지역민들의 지지도가 다시 한번 정 의원에게 결집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전 수석은 “부산 중·동 지역 유권자들이 중앙 정치무대에서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정치인을 국회로 보내준다면 무너진 부산지역 경제 재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 의원보다는 노무현 정부 홍보수석 출신인 내가 중앙무대에 부산 민심을 대변하는 데 적격일 것”이라 밝혔다.
한편 정 의원과 이 전 수석 이외에도 이 지역에선 김준호 자민련 지구당위원장과 한석봉 전 의원 등이 표밭을 누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