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표(왼쪽)와 문재인 의원. 이종현 기자
두 사람은 여전히 차기 대권을 놓고 자웅을 겨루는 만큼 신경전도 엿보인다. <일요신문>이 확인한 안철수·문재인 공식 지원유세 일정표를 보면, 두 사람은 5월 23일 ‘고 노무현 대통령 5주기 추도식’을 제외하면 유세 지역이 전혀 겹치지 않는다.
지원유세 횟수로는 안철수 대표가 월등히 앞선다. 하루 평균 8곳 이상씩을 다닌 안 대표는 5월 31일에는 제주도를 시작으로 총 12곳에 지원 유세에 나서면서 그야말로 ‘분 단위 스케줄’을 소화했다.
안 대표가 지나치게 광주 지원에 집중했다는 이야기는 일견 타당해 보인다. 안 대표는 공식 유세기간에 낀 2번의 주말 모두 광주를 찾았는데, 특히 5월 24일은 광주 지원 유세에만 할애했다.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선거는 유세 시작 첫 주말과 마지막 3일이 가장 중요하다”라는 게 불문율이다.
부산·경남 다음으로 집중한 충청권은 흥행을 거뒀다. 첫 번째 주말인 5월 25일 대전 지역 지원 유세에 찾았던 문 의원은 두 번째 주말인 31일 역시 대전과 세종특별시를 찾아 광역단체장 후보를 지원했다. 문 의원 측에 따르면 31일은 가장 지원요청이 쇄도한 곳을 중심으로 일정을 짰고, 대전·강원 등을 재방문한 것은 권선택·최문순 후보 측 특별 요청에 따라 성사됐다고 한다.
두 야권 잠룡이 각각 광주와 부산에 집중하면서 경기도와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은 가혹한 측면이 있다. 안 대표는 공식 유세기간 13일 가운데 6일을 경기도 일정을 포함시켰고, 투표 전날인 2일에도 경기도 광주·이천·화성·수원시 등을 돌며 막판 지원 유세에 나섰다. 문 의원 역시 경기도 지역에 3일을 할애했는데, 수도권은 이미 손학규·정세균 선대위원장이 존재했던 것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다.
다만 문 의원은 공식 유세기간 중 광주·전남 및 제주도를 한 번도 찾지 않았고, 안 대표는 전북과 세종특별시를 찾지 않았다. 야권 불모지인 TK(대구·경북) 지원 유세 역시 안 의원은 0회, 문재인 의원은 1회에 불과했다. 오중기 새정치연합 경북지사 후보의 득표율은 선거비용 전액보전 기준인 15%에서 0.1%포인트 부족한 14.9%였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