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100개 의료기관에 대한 수족구병 표본감시 결과, 올해 23주차 (6월 1일~7일) 외래환자 1,000명당 수족구병 의심환자 수는 28.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의 18.7명에 비해 높은 수준이며, 22주차에 이어 계속된 증가 추세를 띄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유아 수족구병…제때 치료 못하면 뇌막염, 소아마비 일으킬 수도
수족구병은 엔테로바이러스군에 속하는 바이러스에 의해 주로 6세 이하의 영유아에게 자주 발병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손, 발, 입안에 수포성 발진이 생겨 수족구병으로 불린다. 보통 3~7일의 잠복 기간을 두고 발병하며 발열, 식욕부진, 인후통 등의 초기 증상을 나타낸다.
열이 나고 이틀 정도 경과하면 혀와 잇몸 그리고 뺨의 안쪽에 피부 병변과 함께 통증이 발생한다. 병변은 작고 붉은 반점으로 시작해 물집으로 진행되며 심하면 궤양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수족구병은 보통 7~8월을 기해 발병이 증가하는데, 올해는 이르게 찾아온 불볕더위에 6월부터 영유아를 괴롭히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3주차의 연령별 환자수를 살펴보면 0~6세 의심 환자는 34명으로, 7~18세의 6.3명에 비해 약 5배 높게 나타났다. 영유아는 성인에 비해 면역력이 약하고, 여름에는 고온 다습한 날씨로 체력이 떨어져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쉽다.
최근에는 캠핑, 나들이 등 야외활동이 늘어나 바이러스 감염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또한 어린이집, 유치원 등 보육시설에서 공동생활을 하는 어린이가 많아 진 것도 수족구병 발병이 증가하는 이유로 꼽힌다.
수족구병은 대개 증상이 경미하여 특별한 의학적 치료 없이도 7~10일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하지만 고열이 계속되고 두통, 경직, 요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바이러스 뇌막염이나 소아마비 등의 중증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소아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수족구병 치료제 없어…개인 위생 관리 철저히 해 감염 예방이 최선
아직까지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수족구병은 예방으로 감염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최선이다. 손과 이를 깨끗이 닦아 주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 특히 음식을 먹기 전, 외출에서 돌아왔을 때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입이나 호흡기를 통해서도 감염이 될 수 있어 이 닦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영유아가 많이 모이는 키즈 클럽, 보육시설 등은 소독과 검역을 철저히 해 아이들이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족구병은 완치가 될 때까지 증상에 따라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열이 심하면 해열제를 이용해 열을 떨어트려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탈수 증상을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수분 공급을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이 때 탄산이나 당이 들어있는 음료는 삼가는 것이 좋다.
수족구병이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질환으로 생각해 상태 악화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38도 이상의 고열이 이틀 이상 지속되거나 아이가 구토, 무기력증을 호소하면 합병증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합병증 증상은 보통 1주일 내에 나타나며 가벼운 발작 증세를 동반할 수 있다. 세심한 관찰을 통해 아이가 제대로 회복되고 있는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수족구병의 유행이 앞당겨져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의 손과 발에 붉은 발진이 생기고 아이가 밥 먹기를 꺼리거나 목에 통증이 있을 경우 수족구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특히 수족구병은 보통 자연치유 되나 증상이 심 지면 신경계통의 합병증이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아이의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고 계속된 고열과 구토, 발작 증세를 보인다면 소아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부민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은영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