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초 전두환씨 장남 재국씨 일가가 소유한 연천군 왕징면 북삼리 땅에선 건물 신축공사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 ||
그동안 <일요신문>은 전씨와 그 직계가족들이 보유한 거액의 부동산 추척·보도해 왔다. 현재 전씨 장남 재국씨와 차남 재용씨가 소유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일대 부동산의 시세는 약 1백억원 상당에 이른다. 또한 재국씨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15억원을 호가하는 전시장 건물을 갖고 있다. 삼남 재만씨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시가 1백원이 넘는 빌딩을 소유하고 있으며 월세 수입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전씨 부인 이순자씨 명의로 된 서울 연희동 자택의 시세도 10억원을 호가한다. 지난해 말 <일요신문>이 찾아낸 전씨 본인 명의 서초동 땅의 시세도 7억6천만여원에 이른다.
그동안 자주 구설수에 올랐던 전씨 일가 소유 부동산 목록에 최근 들어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개발 바람이 불고 있는 경기도 연천군 일대 2천여 평 토지를 전씨 장손녀 명의로 매입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 최근 전씨 일가 ‘부동산 변동’의 중심에 장손녀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전씨 직계가족은 아니지만 처남인 이창석씨가 소유한 부동산에도 흥미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번에 <일요신문>이 새로 발견한 전씨 장손녀 명의 부동산은 경기도 연천군 왕징면 북삼리 222-2, 222-3, 223-1, 225-1 등 4필지로 총 2천1백77평에 이른다. 이 부동산 매입 시점은 지난해 5월로 당시 평당 시세는 5만여원에 불과했다는 게 인근 부동산 업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전씨 일가가 이 부동산을 사들인 무렵을 전후로 이 일대에 대규모 공업단지 조성과 이에 부수적인 인근 택지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전씨 일가가 이 땅을 사들였을 당시보다 현재 땅값이 4배 이상 치솟았다는 게 인근 부동산 업자들 설명이다.
이에 앞서 <일요신문>은 전씨 일가의 경기 연천군 일대 부동산 매입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발행된 <일요신문> 651호를 통해 전두환씨 맏며느리 정도경씨 명의의 왕징면 북삼리 225번지 소재 1천3백88평과 전씨 장손녀 명의의 222번지 소재 1천5백73평, 223번지 5백56평 부동산 매입 사실이 밝혀졌다.
올 1월 발행된 <일요신문> 659호에선 재국씨 일가가 북삼리 일대 토지(222-1·약 2백68평)를 추가로 매입해 농장 사업에 나설 것이란 내용이 보도됐다.
이번에 <일요신문>이 새롭게 발견한 전씨 장손녀 명의 부동산을 포함해 지난해 전씨 일가가 매입한 연천군 일대 땅은 총 6천여 평에 이른다. 인근 부동산 업자들 설명에 따라 이 일대 평당 시세를 최소 20만원선으로 보면 최소 12억여원 상당의 부동산으로 추산할 수 있다. 처음 전씨 일가가 매입할 때 평당 시세가 5만원선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년도 안 된 사이에 9억여원 평가익을 취한 셈이다. 연천군 일대 개발 계획과 함께 인근 지역에 대규모 테마공원과 골프장 조성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인근 부동산 업자들은 앞으로도 이 일대 땅값이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전씨 일가가 연천군 일대에 소유한 부동산 중 대부분은 전씨 장손녀 명의로 돼 있다. 올해 20세인 이 장손녀에겐 미성년자였을 때부터 복잡한 부동산 소유 변동 전력이 있다. 12세였던 지난 97년 먼 친척으로부터 서울 마포구 서교동 소재 1백여 평 부동산을 유증받았다가 17세가 된 지난 2002년 2월 타인에게 매각했다.
▲ <일요신문> 651호 표지. | ||
그동안 <일요신문>이 확인한 부동산 보유 현황으로만 보면 장손녀는 먼 친척으로부터 유증받은 부동산을 토대로 ‘효율적 재테크’를 한 셈이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경기도 연천군 일대 부동산은 아직 전에 보유했던 재산 가치에 못 미친다. 그러나 연천군 일대 땅값이 1년도 안 된 사이에 4배 가량 뛰어오른 점이나 앞으로 계속 땅값이 오를 것이라는 현지 부동산 업자들 설명을 종합하면 전씨 장손녀 명의 부동산의 재산 가치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한편 전두환씨 직계가족은 아니지만 처남인 이창석씨 보유 재산에도 ‘주목할 만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씨는 지난 2003년 11월 전씨 소유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별채 경매 때 감정가의 2배가 넘는 16억여원에 낙찰받아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이씨는 지난해 대검찰청의 ‘전두환 비자금’ 조사 당시 소환 조사를 받아 비자금 관리 의혹을 받기도 했다.
지난 76년부터 이씨가 소유하고 있던 경기도 과천시 과천동 714-3, 714-4 부동산(총 1천5백56평)이 올 1월 과학기술부 소유로 명의 이전됐다. 과학기술부가 국립과학관 신축 부지로 쓰기 위해 매입한 것이라고 한다. 국립과학관 건립 사업처럼 국가기관이 역점을 두는 사업일 경우 부지 확보 과정에서 기존 토지 소유주들이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챙긴다는 것이 부동산 업자들의 설명이다.
재국씨가 운영하는 (주)시공사 계열인 서울 마포구 서교동 소재 A전시장 건물이 지난해 9월 미국국적 한국인 사업가 이아무개씨에게 팔렸다. 이 건물과 해당 토지는 원래 재국씨 부인 정도경씨와 전씨 17세 장손자 공동명의였으며 토지 가격만 해도 6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는 게 인근 부동산 업자의 설명이다. 건물 매각 이후에도 A전시장은 이씨측에 월세를 지급하며 영업을 계속하다가 지난해 12월31일 영업을 중단했다.
A전시장 사무실은 현재 서교동 소재 C건물로 옮겨간 상태인데 이 건물의 토지 소유주가 바로 이창석씨다. 거액의 건물을 팔고 난 뒤 갈 곳을 잃었던 A전시장 사무실이 가족의 품에 새롭게 정착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