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아는 동생이다. 어릴 때부터 이쪽 바닥을 기웃거리던 친구였는데 누나가 스타가 되면서 이젠 VVIP 손님이 됐다. 철없던 시절 이 바닥을 기웃거리다가 정신 차리고 기술을 배워서 직장 생활을 잘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걔 누나가 뜨면서 회사를 그만두고 이런 저런 사업한다고 나대다가 사기만 몇 번 당한 것으로 안다. 지금은 걔 누나가 주는 용돈 받아서 그냥저냥 지내고 있다. 그 친구 상황도 이해는 간다. 열심히 일해서 월급 200만 원을 받는데 누나가 스타가 되니 200만 원은 말 그대로 껌 값밖에 안되더라는 것이다. 회사를 다니는 게 무의미해진 상황에서 누나를 졸라 큰돈을 받아 주위 얘기만 듣고 사업을 벌이다가 잘 안된 것이다. 돈을 펑펑 쓰고 다니니 부럽기도 하지만 이도저도 아닌 돈 많은 백수밖에 더 되겠는가 싶어 안쓰럽다.”
그나마 이 정도는 다행이라고 한다. 유흥업계 관계자들은 가족 때문에 속앓이하는 경우는 남자 연예인보단 여자 연예인이 더 많다고 한다. 오빠나 남동생들이 사고를 치고 다니며 속을 썩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때론 가족의 생계문제가 여자 연예인의 결혼생활에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결혼은 가족에게 축제 같은 일이다. 물론 가족 중 일부가 배우자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 잠시 분란을 겪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온 가족이 결혼하는 이를 축하하며 행복해 한다. 그렇지만 유명 여자 연예인의 경우 그 반대일 수도 있다. 가족의 화려한 씀씀이를 책임져주던 여자 연예인의 결혼이 나머지 가족에겐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예 결혼이 깨진 경우도 있다. 한창 인기 절정이던 여자 연예인 A는 결혼까지 약속한 연인이 있었지만 결국 헤어졌다. 당시 A와 결혼할 뻔했던 남성이 우리 업소 오랜 단골 고객이라 잘 아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결국 A의 가족이 문제였다. 결혼 이후에도 A는 계속 자기 집을 챙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둘이 결혼을 약속하고 나서 A의 어머니가 사윗감을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생활비로 매달 수천만 원을 달라고 못을 박아 얘기하더란다. 게다가 결혼 전에 A가 연예계 활동을 하며 번 돈을 집에 고스란히 놔두고 결혼을 해야 한다고 그러는데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한다. 물론 그 남자도 돈을 잘 버는 사람이라 돈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결혼한 뒤 계속해서 처가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결국 헤어지게 됐다고 한다.”
몇 년 뒤 A는 다른 남성과 결혼했다. 이 얘기를 들려준 논현동 소재의 텐프로 업소 사장은 지금도 방송을 통해 종종 A의 모습을 보면 그 남편이 참 안됐다는 생각을 한다고 한다. 물론 안쓰럽긴 A 역시 마찬가지겠지만.
그런가 하면 결혼한 뒤 연예계 생활을 중단했다가 친정집 생활비를 벌기 위해 컴백한 경우도 있다. 한 연예기획사 이사가 들려준 얘기다.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여자 연예인 B의 시댁은 정말 엄청난 부자다. 어지간한 재벌 부럽지 않은 집안으로 시집을 갔다. 당연히 결혼하면서 연예계 활동도 중단했다. 더 돈을 벌 까닭도 없고 시댁에서도 살림만 하길 원했다고 들었다. 그런데 몇 년 뒤 B가 다시 활동을 재개했다. 결혼 당시 매니저가 아는 동생인데 B가 결혼하면서 그 친구도 매니저 일을 그만뒀다. 그런데 B가 컴백하면서 그 친구도 다시 B의 매니저 일을 시작했다. 그 친구 얘길 들어보니 결혼 당시 남편이 B의 집, 그러니까 처가에 매달 얼마씩 생활비를 대주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이 잘 지켜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B가 연예계 활동을 재개했다. 다시 일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남편은 물론이고 시댁과도 마찰이 꽤 심했다고 한다. 정말 안쓰럽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