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을에서 929표 차로 당선된 나경원 의원이 김무성 당 대표로부터 격려를 받고 있다. 최준필 기자
“나경원 의원은 정치적 입지가 큰 사람이 아니다. 세력을 모으거나 계파를 형성하는 부류도 아니다. 하지만 그녀의 비주얼은 어르신당, 차떼기당, 색누리당 등 새누리당이 짊어진 검은 부분을 희석하는, 당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젊고 부드럽게 만드는 데 손색이 없다. 과거 나경원-조윤선(현 청와대 정무수석) 대변인 체제가 가장 인기가 많았다는 이야기를 지금도 하고 있지 않는가.”
김 대표가 대권에 마음이 있다면 나 의원은 ‘땡기고 싶은 사람 영순위’다. 각종 토론회나 인터뷰에 내놓아도 손색없고 서울 동작을에서 노회찬 정의당 후보를 누른 상징성도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대선후보가 매력적으로 비치려면 본인보다는 본인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이 정도다라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렇게 치면 나경원 의원은 대선용으로는 최고”라고 했다.
정가에서는 나 의원의 지명직 최고위원을 점치기도 한다. 딸이 다운증후군 장애아이고 본인은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 회장이다. 당 대표가 장애인(단체) 대표를 최고위원에 앉히는 관행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는 것이 정가 사람들의 말이다.
앞서의 여권 관계자는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과 달리 전국적인 스타가 턱없이 부족하다. 이번에 나 의원이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의 아픔을 딛고, 2012년 19대 총선 낙천의 정치적 시련기를 극복하고 재입성한 만큼 안희정(충남지사), 김두관(전 경남지사)을 넘어섰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라고까지 했다.
나 의원이 친박계가 아니라는 점에서 김 대표에게 조력자가 될 수도 있다. 서청원 최고위원과 윤상현 전 사무총장 등 친박 실세에 맞서 당을 장악해야 할 김 대표로선 나 의원이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조력자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많다. 김 대표의 카운터파트인 새정치연합의 ‘비상대권’을 거머쥔 이가 여성(박영선 원대대표)이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나 의원도 정치적 욕구가 분명한 사람이어서 자신이 쓰일 곳이 있다면 마다치 않고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내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후보군으로도 거론된다.
한편 나 의원은 동작을에서 929표 차로 당선됐다. 무효표는 1403표였다. 새정치연합 기동민 후보가 투표용지가 인쇄된 뒤 사퇴하면서 무효표가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이제 그녀에게도 정치적 운이 붙기 시작했다.
선우완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