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당선작품. 제공=서울시.
[일요신문]1970년대 산업유산인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문화비축기지로 새 옷을 갈아입고 2016년 새롭게 문을 연다. 이는 서울광장의 약 8배 이르는 대규모 공간으로 2000년 용도폐기 돼 방치된 지 14년만의 탈바꿈이다.
25일 서울시는 ‘마포 석유비축기지 국제현상설계경기’의 당선작으로 백정열(알오에이 건축사사무소) 외 2인이 출품한 ‘땅(石)으로부터 읽어낸 시간(Petro - Reading the story of the site)’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당선작으로 선정된 ‘땅(石)으로부터 읽어낸 시간’은 5개의 탱크를 200석 규모의 공연장, 옥외공연장, 기획․상설 전시장 등의 콘텐츠로 채우거나 연결하고 이를 통해 과거 탱크가 지어지는 과정과 현재의 간격을 공간적으로 재해석하고자 했다. 또한 과도한 설계를 자제하면서 이 땅이 지닌 지형의 고유 잠재력을 최대로 이끌어 냄으로써 탱크와 풍경이 하나가 된 유일한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2등에는 ‘Par) T6’(김성한·건축사사무소 아크바디 외 2인), 3등에는 ‘Culture Casting Tank’(손을식·시스템 랩 그룹 건축사사무소)가 뽑혔다.
가작으로는 ▲‘Floating Pergola’(김광수·건축사사무소 커튼홀 외 2인), ‘Disclosed Ground’(송상헌·에이코랩 건축사사무소 외 1인) ▲‘Tracing the Vestiges: A loggia connecting the landscape and technoscape’(조영수·경호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사무소 외 1인), ‘ the Door’(박영일·건축사사무소 핸드 외 1인) ▲‘Five Cosmic Elements in a Park ’(오성제·에이앤유디자인그룹건축사사무소 외 1인) ▲‘Natural Path’(이종수·노드에이건축사사무소 외 1인), ▲‘Loop Tank: A Mysterious Journey’(이충렬·더 시스템 랩 건축사사무소) ▲‘Narration of the Memories’(장성렬·이안디자인건축사사무소 외 3인) ▲‘Floating Promenade’(김택빈·이스케이프 건축사사무소 외 1인)이 선정됐다.
서울시는 기본 및 실시설계와 공사를 거쳐 2016년 말 개장할 예정이며 친환경 복합문화공간 조성이 완료되면 노을·하늘공원, 월드컵경기장 등 주변의 친환경 문화자원과 함께 서북권의 환경생태 및 문화공간거점으로 자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5개의 석유탱크가 생겨나고 존재해왔던 과정을 유추해 우리 시대의 언어로 재구성하고 산업유산의 고유한 장소적 가치와 역사성을 살리는 도시재생 공간으로서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시는 2017년 서울에서 열리는 123개국, 130만 명의 건축가 회원을 가진 국제건축가 연맹 UIA(International Union Of Architects)총회에 참석한 전 세계 건축가들을 대상으로도 문화명소로 탈바꿈한 마포 석유비축기지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시상식은 9월 16일 태평홀에서 열리며 당선작으로 선정된 ‘백정열 알오에이건축사사무소 외 2인’에게는 상패와 기본 및 실시설계권이 주어진다. 관련 계약은 10월에 이뤄진다. 2등 작에는 상패 및 상금 5000만 원, 3등 작에는 상패 및 상금 2000만 원이 각각 수여된다. 아울러 가작으로 선정된 9개 작품은 상패 및 상금 100만 원이 각각 수여될 예정이다.
당선작을 비롯한 입상 작품들은 오는 9월 12일부터 일주일간 시청 1층 로비에 전시해 시민들에게도 공개한다.
이제원 도시계획국장은 “쓰레기 산이 공원으로 바뀌고 상암지역이 디지털미디어시티로 성장하는 동안 소외됐던 마포 석유비축기지를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주는 방법을 찾기 위해 아이디어 공모, 시민토론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치며 공공개발의 새로운 롤모델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의 산업유산을 무조건 철거하는 것이 아니라 장소적 특성을 살리면서 도시재생의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뛰어난 작품이 당선된 만큼 서울시를 대표하는 명소로 키워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주성남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