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저자 5명의 기념촬영 모습. 왼쪽부터 이상규, 김병현, 서유진, 권철재, 이정배 수의사.
[일요신문] 렛츠런파크 부산경남(구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수준 높은 경주마 의료실력이 최근 해외 저명한 학술지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국내최고 말 전문병원이라고 평가받는 부경 동물병원이 해외에서도 그 실력을 입증 받은 셈이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부경동물병원 의료진인 이상규, 김병현, 서유진, 권철재, 이정배 수의사 등 5명이 공동 집필한 임상논문이 해외 유명한 국제 말수의저널인 ‘이브’(EVE, Equine Veterinary Education)에 게재됐다고 30일 밝혔다.
‘이브’는 영국 말수의사회 주관으로 미국 말수의사회와 공동으로 매월 발행되는 학술지다.
‘이브이제이’(EVJ, Equine Veterinary Journal), ‘제이브이에스’(JEVS, Journal of Equine Veterinary Science)와 함께 국제 말 의학 3대 저널로 평가되는 ‘이브’는 말 임상 진단 및 치료법 분야의 국제적 명성이 높아 말 관련 진료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정도로 유명하다.
‘이브’에 게재된 논문의 제목은 ‘경주마에서 접시모양 피부골종에 의해 나타나는 파행(절뚝거림)’(Lameness caused by plate-like osteoma cutis in a Thoroughbred colt)이다.
이 논문에서 부경 동물병원은 희귀질환인 ‘피부골종’에 관한 내용을 세계최초로 다뤘다.
‘피부골종’이란 피부 내에 뼈가 자라는 매우 희귀한 피부질환으로 사람이나 일부 동물에서 드물게 나타는 질병이다.
현재까지 말에서는 단 한 차례도 나타나지 않았던 질병이지만 부경 동물병원에서 이번 연구를 통해 세계최초로 진단규명 및 치료보고를 한 것이다.
특히 경주마에서 발생한 피부골종이 경주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파행의 원인이 됐음을 밝혀내고 이를 치료한 데에 의미가 있어 보인다.
세계최초의 사례를 진행한 만큼 부경동물병원 측은 논문을 작성하는데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렛츠런파크 부경 동물병원의 수술 장면.
제1저자인 이상규 수의사는 “아무래도 지금까지 전례가 없었던 주제이기 때문에 처음 연구방향을 잡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또 ‘피부골종’이라는 질병이 워낙 희귀질병이라 다른 동물들에게 나타난 사례가 얼마 없어 자료수집 역시 난관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부경 동물병원 의료진들은 논문 작성을 위해 휴일도 반납하며 연구에 몰두했고, 그 결과 우리나라 말 수의사 중 처음으로 ‘이브’ 저널에 세계최초의 사례를 게재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상규 수의사는 “의료진 모두가 회사일과 병행하면서 틈틈이 연구를 해야 했기 때문에 고생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어서 뿌듯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 논문이 세계적으로 말 진료 분야에서 권위가 높은 ‘이브’에 게재된 것을 계기로 앞으로 말 임상수의사들에게 피부골종 치료에 참고자료가 됐으면 한다”며 향후 관련 연구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용성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