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옛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현대판 백락으로 불리며 한국경마 최고의 명장으로 손꼽히는 김영관 조교사(54세, 19조)<사진>가 한국경마 사상 최단기간에 700승 고지를 정복했다.
700승에 2승이 모자란 상태에서 지난 5일 금요경마를 맞은 김 조교사는 경주마 5마리를 출전시켜 이 중 2승을 따내며 개인통산 700승을 달성했다.
기록의 영광을 안겨준 주인공은 5일 1600m 제6경주에 출전한 ‘샤프레이디’와 김용근 기수였다.
최근 1개월 동안 김영관 조교사가 기록한 11번의 우승 중 7승을 함께한 김용근 기수는 이번 경주에서도 선두권에서 경주를 이끌어가다 막판 뒷심으로 우승을 결정짓는 선입전략으로 승리를 이끌어냈다.
2004년에 데뷔한 김영관 조교사는 10년 만에 700승의 고지를 점령했다.
서울경마의 경우 700승을 넘어선 현역조교사는 7명이 있지만 전부 1980년대 데뷔했다.
그나마 1986년 데뷔한 지용철 조교사(55세)가 연배는 김 조교사와 비슷하지만, 데뷔는 20년이나 빨랐다.
김영관 조교사는 지난해에는 한국 경마 역사상 최초로 조교사 시즌 100승의 고지를 점령하는가 하면, 올해는 코리안오크스(GⅡ) 우승까지 포함해 대상경주에서만 23회의 우승을 기록하며 대상경주 다승왕의 자리를 굳건히 했다.
렛츠런파크 서울에선 명문 마방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배대선 조교사가 총 21회의 대상경주 우승을 기록 중이고 1000승을 달성한 신우철 조교사도 18회 우승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김영관 조교사의 23회 대상경주 우승 기록도 대단하지만 그가 우승을 차지한 대회의 면면을 살펴보면 활약상은 더욱 돋보인다.
한 해 최고의 경주마를 선정하는 그랑프리 경마대회에서만 무려 3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삼관대회(KRA컵 마일, 코리안더비,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퀸즈투어 시리즈(뚝섬배, KNN배, 경상남도지사배), 대통령배, 코리안오크스 경마대회 등 국내에서 시행된 최고의 대회에서 모두 우승의 경험이 있는 유일한 조교사다.
김영관 조교사는 “10년전 조교사를 시작했을 때 700승을 달성할 줄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식상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항상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해왔고, 그에 따른 결과가 좋게 이어진 것에 대해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19조는 15명의 관리사가 각자 맡은 임무를 열심히 해주고 있다. 모두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하다 보니 뭐든지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 향후 뚜렷한 목표라기보다는 항상 현재의 여건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인적 관리, 경주마 관리 등 최선을 다한다면 그에 따른 결과는 따라오리라 믿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영관 조교사의 전설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19조 마방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대상경주는 오는 21일 열리는 Owners’ Cup(GⅢ)으로 올 상반기 통합 최고 능력마로 뽑힌 ‘매직댄서’가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메이저킹’과 ‘경부대로’, ‘마이위너’. ‘조이럭키’ 등 강한 상대마들이 대거 포진해 쉽지 않은 경주가 될 것으로 보이나, 동시에 명장 김영관 조교사의 철저한 사양관리와 작전지시가 빛을 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