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7월 15일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와 갖은 오찬. 김무성 대표는 가장 중요한 호스트가 앉는 대통령의 건너편이 아닌 옆자리에 앉았다. 사진제공=청와대
여권 핵심부에서는 두 사람의 긴장 관계를 전당대회 다음날 가진 오찬에서부터 예견했다고 한다. 당시 신임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한 박 대통령이 김무성 대표에 건너편이 아닌 바로 옆자리를 권유하면서 사실상 기존에 있던 의전 규칙을 깨버렸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한 전략통은 사석에서 “의전 서열상 청와대 오찬 자리는 제일 중요한 사람을 호스트인 대통령과 마주 볼 수 있도록 바로 건너편에 배치한다.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가 마주 앉아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청와대에서 김 대표를 대통령 바로 옆자리에 앉히고 건너편에는 김태호·김을동 두 최고위원을 앉혔다. 청와대 실무진이 그런 결정을 내렸을 리 없고, 실무진보다 윗선의 지시에 따라 그런 구도가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당 대표가 됐음에도 직접 소통하지 못하고 대통령 옆얼굴만 쳐다봤을 때 내심 불쾌하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같은 ‘묘한 긴장감’은 최근 있었던 두 번째 회동에서도 드러났다. 앞서의 전략통은 “2번째 회동이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된 회동이었다. 사안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당연히 김무성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만을 불러 심도 깊이 논의했어야 했음에도 당시 친박계인 주호영 정책위의장과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까지 불렀고, 청와대에선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배석했다. 이 상황에서 김 대표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었겠느냐”며 “청와대가 집권당 대표로서 예우를 해줄 거였다면 김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 정도 부르고 배석자는 김기춘 실장 정도로 제한했어야 맞다”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관련 국정조사 과정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제안한 영수회담, 새누리당 대표가 제안한 ‘3자 회담’을 모두 거부하고 여야 원내대표를 더한 ‘5자 회담’을 역제안하기도 했다. 앞서의 전략통은 “야당 대표를 대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거 아니냐. 과한 해석일지도 모르지만, 의전만 보면 박 대통령이 김무성 대표를 당·청 파트너로서 신뢰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