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E1 해체설은 해프닝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민지는 문제가 됐던 자신의 SNS 아이디를 본래대로 다시 바꿔 놓았다.
일단 이준과 천둥의 탈퇴설이 불거진 배경은 계약 기간 만료다. 이달 중순 여러 매체는 두 사람이 소속사 제이튠캠프와 전속계약이 만료됨과 동시에 엠블랙 활동을 마무리한다고 보도했다. 향후 이준은 배우로만 활동할 것이란 관측까지 덧붙여져 그들의 행보가 주목받았다.
이에 대해 제이튠캠프는 보도 자료를 통해 “이준 그룹탈퇴, 엠블랙 해체는 결정되지 않았다. 현재 논의 중”이라며 “이준은 11월말 엠블랙 콘서트를 포함해 공식적인 모든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대한 본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엠블랙 나머지 멤버들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회사가 함께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준과 천둥은 뚜렷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이준은 소속사와 별개로 MBC 새 드라마 <미스터 백> 출연을 결정하는 등 독자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사실상 두 사람이 더 이상 엠블랙으로 활동할 의사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물론 이준과 천둥의 탈퇴가 곧바로 엠블랙의 해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나머지 3명의 멤버가 건재하고 신규 멤버를 영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엠블랙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소속사는 이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 중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반면 2NE1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2NE1은 YG엔터테인먼트를 대표하는 걸그룹이자 멤버 간 관계가 돈독하기로 유명했기 때문에 해체설을 의아하게 받아들이는 이들이 많았다.
그 진원지는 멤버 공민지의 SNS였다. 그녀는 지난 16일 자신의 SNS 아이디에서 2NE1을 의미하는 ‘21’을 지웠다. 또한 프로필 자기 소개란에서도 그룹명을 삭제했다.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은 해체설을 제기했고 그의 행보에 의문을 가진 언론 매체들이 앞다투어 해체설을 다루기 시작했다.
여기에 멤버 박봄을 둘러싼 구설이 힘을 보탰다. 박봄은 지난 6월 마약류로 분류된 암페타민 80여 정을 들여오려다 마약 밀수입 혐의로 입건 유예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예능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등 위기를 맞았다. 때문에 공민지가 이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추측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는 그야말로 억측에 불과하다. 박봄은 논란이 불거진 후에도 공식 스케줄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첫 공식 스케줄이었던 일본 콘서트에도 멤버들과 시간차를 두고 출국했을 뿐 콘서트 무대에 올라 예정대로 공연을 펼쳤다.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는 “워낙 미묘한 시기에 공민지가 SNS 문구를 수정하면서 발생한 해프닝이라 할 수 있다. 오랜 기간 그룹으로 활동하며 멤버 간 조금의 불화도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2NE1은 어느 걸그룹보다 내부 결속력이 높기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이준과 천둥 등 두 멤버의 탈퇴설이 돌고 있는 엠블랙(위 사진 왼쪽)과 제시카 탈퇴 사건을 겪은 소녀시대.
일각에서는 제시카가 소녀시대를 전격적으로 탈퇴하면서 이 같은 수많은 추측이 꼬리를 물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루머 중 절반 정도는 진실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내부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그룹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통상 5년차 아이돌 그룹이 깨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재계약 기간과 맞물린다. 그룹이 인기를 얻고 각 멤버들이 저마다 스타덤에 오르면 이해관계가 다양해진다. 이를 하나로 묶는 건 쉽지 않다. 때문에 각자의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을 모색하다가 팀이 깨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큰 인기가 없는 그룹 내에서 한두 멤버만 주목받아도 불만이 팽배해진다. 그룹 자체는 인지도가 없지만 특정 멤버의 이름값만 높아지며 ‘OOO의 그룹’이라는 꼬리표가 붙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기 있는 멤버 역시 혼자서 나머지 멤버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중압감을 받기 때문에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아이돌 그룹 A가 대표적이다. A는 그룹은 그리 유명하지 않지만 소속된 가수 B가 드라마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며 A의 그룹명까지 덩달아 대중에게 알려졌다. 하지만 소속사는 A의 앨범을 내기보다는 B의 활동에 신경을 많이 쓰면서 B와 타 멤버 모두 소속사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소속사는 “그룹보다 B를 찾는 곳이 많으니 수익을 내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멤버는 없다.
게다가 B가 반기를 들었다. 그룹 활동을 이어가며 수익을 나누기 보다는 홀로 연기 활동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여기에 B의 부모가 가세했다. 이 소속사 관계자는 “B는 아직 주연급 배우도 아니고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 신인이다. 하지만 이미 톱스타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대화를 나눌수록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그룹은 여러 멤버가 모인 만큼 첨예한 갈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뜨든, 뜨지 못하든 그들의 불만은 점점 커진다. 이를 무마시키기 위해 소속사는 점점 더 많은 권한을 멤버들에게 부여한다. 그러다 더 이상 수익을 내기 힘들어지면 그룹을 해체시킬 수밖에 없다.
이 관계자는 “각자의 욕심을 조금씩 버려야 팀을 유지하고 공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