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인 남성과 평범한 직장여성이 연애를 했다. 남성은 학벌과 집안, 게다가 빼어난 외모까지 두루 갖춘, 그야말로 일등 신랑감. 그에 비해 여성은 학벌은 물론 집안 형편도 무척 어려웠다. 예상대로 남성 부모의 반대가 무척 심했다. 금방 헤어질 줄 알았던 두 사람은 그렇게 5년을 만났다. 아들의 의지를 꺾지 못했던 부모는 결국 결혼을 허락했다.
허락만 받으면 다 해결될 줄 알았는데 새로운 문제가 불거졌다. 5년 동안 마음고생이 컸던 건 여성 부모도 마찬가지. 상견례 자리에서였다. 상대 부모를 보자 서운함과 서러움이 폭발해서 여성의 아버지는 술을 과하게 마시고는 그동안 참았던 말들을 쏟아내는 바람에 서로 얼굴을 붉히게 된 것이다.
그 후에도 여성 쪽에서 여러 말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결혼할 때 강남 어디에 몇 평짜리 아파트를 사달라느니, 차는 어떤 걸 해달라는 식의 요구사항이 많았다. 여성이 임신을 해서 배는 점점 불러오는데 결혼식 날짜조차 잡지 못한 두 사람. 5년의 기다림으론 부족했던 것일까.
♥ 오랜 애태움으로 상처가 깊어진 끝에…
남성이 몇 년 동안 쫓아다닌 끝에 결혼한 직장커플이 있었다. 상대는 다른 회사에서 스카우트돼 남성의 상사로 와 있는 여성. 그렇다 보니 남성에겐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첫눈에 반한’ 남성은 여성에 대한 마음을 접지 못해 오랜 기간 열과 성을 다했다. 처음엔 냉담하게 대했지만 한결같은 그를 보며 결국 ‘이러다 사람 잡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여성은 그의 프러포즈를 받아들이게 됐다. 여성은 비록 그를 많이 사랑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사랑을 믿고 미래를 함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여성은 자신을 끔찍이 사랑하는 남성을 배우자로 맞았고 남성은 그렇게도 사랑하는 여성과 결혼했으니 당연히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행복할 줄 알았다. 하지만 남성은 여성을 오랫동안 쫓아다니면서 지쳐 있었고 자신의 사랑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뒤늦게 자각했는지 마음이 많이 비뚤어진 상태였다. 아내가 우울한 내색을 하면 “왜?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랑 사는 게 힘들어?”라고 한다거나 월급날만 되면 “미안해. 당신보다 많이 못 벌어다줘서…”라며 자책을 하는 등 아내는 물론 자신에게도 상처를 주는 언행을 서슴지 않았다.
▲ 이웅진 좋은만남 선우 대표 | ||
맹목적 사랑을 하면서 기다리는 기간이 길어지면 알게 모르게 상처도 많이 쌓인다. 상처엔 치료가 필요하고 그러다 보면 상처를 준 상대에게 어떤 보상을 원하는 심리가 생기게 마련이다. 몇 년을 기다리게 한 부모가 결혼을 허락하면 처음에는 그저 고맙다가도 ‘결국 허락할 것을…. 진작 해줄 것이지’ 같은 마음이 들게 된다. 몇 년을 애태우게 한 상대에게 ‘너도 나처럼 고생 좀 해봐라’는 마음이 생길 수 있다. 우리는 신이 아닌 인간이기 때문이다.
마음을 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한다. 하지만 가능하면 서로 상처 없이 사랑하고 결혼하는 게 최선이다. 지금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라. 어떤 선택이든 상처가 깊어지기 전에 빨리 하라.
좋은만남 선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