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에는 요힘빈같이 위험성이 높은 약물 외에도 발기부전을 개선해주는 약제들이 많이 있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요강을 뒤집게 한다”는 복분자, 산수유 등도 한의학에서 주로 권하는 약제다. ‘고려인삼’ 역시 마찬가지.
특히 한의사들이 발기부전 환자들에게 처방하는 대표적인 약제는 ‘녹용’. 녹용은 대량의 발정호르몬과 칼슘, 단백질, 마그네슘 등이 함유돼 있어 발기부전에 큰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 남성의 발기부전뿐만 아니라 여성의 불감증에도 효력이 있다는 게 한의사들의 설명.
콩과의 보골지, 부조초의 뿌리를 말린 ‘파극’도 한의학에서는 성기능 개선에 쓰인다.
이외에 장미목과의 한 식물인 두충, 삼지구엽초를 말린 음양곽, 새삼의 씨를 말린 토사자, 동의보감에도 거론된 사상자, 도마뱀과의 한 종류인 합개, 불로약이라고 불리는 쇄양, 백합과 식물인 지모 등은 한의학에서 거론하는 성기능 개선 약제들이다.
이러한 약제들의 최대 장점은 모두 부작용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물론 좋다고 해서 무조건 많이 복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부를 수 있다. 체질에 맞는 맞춤처방이 필수적이다. 때문에 한의원에서는 발기부전과 관련된 약을 처방할 때는 이들 약제들 중 환자의 체질에 맞는 것들만을 골라 다른 약제와 섞어 부작용을 최소화해 처방하게 된다.
또한 한약은 양약처럼 그 효과를 ‘즉시’ 보기는 어렵다고 한다. 특히 당장 성생활이 불가능한 발기부전 환자들의 경우, 이런 단점 때문에 양약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한의사들은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양약보다 한약이 훨씬 좋다”고 주장한다. 서울 장안동에 위치한 K 한의원의 김 아무개 원장(45)은 “한약이 당장 효과를 볼 수 없다고 해서 근래에는 양약, 특히 비아그라 등을 선호하지만 이런 약들은 당장 효과를 볼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일시적인 대증요법의 성격이 강하고 치료의 의미는 약하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한약이 훨씬 좋은 효능을 지닌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는 것처럼 양약이든 한약이든 과한 것은 안 한 것만 못하다”며 약물의 과용은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장환 기자 hw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