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 직장여성 H 씨에게는 10년 지기 이성친구 K 씨가 있다. 성별만 남성과 여성일 뿐, 두 사람은 동성친구 이상으로 가깝고 편하게 지내온 사이였다. 그러던 중 어느 순간부터 두 사람은 서로를 이성으로 바라보기 시작했고, 깊은 스킨십도 스스럼없이 나누게 됐다. 하지만 두 사람 중 어느 누구도 “사귀자”는 말을 쉽게 꺼내지 못하는 상황. K 씨에게는 사귀는 여자가 있기 때문이다.
K 씨에 대한 H 씨의 감정은 점점 깊어져 가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잘 지내는 연인 사이를 깨고 싶지는 않았다. K 씨도 자신을 좋아하는 것 같아 고백을 하고 싶다가도 친구에서 애인으로 관계가 변한 후 깨지는 커플들을 종종 보아온 터라 혹시 좋은 친구까지 잃게 되는 것은 아닐지 두렵기도 했다. H 씨는 일단 고백을 하고나서 어떤 식으로든 상황을 정리해야 하는 것인지, 그냥 이대로 친구로 지내야 하는 것인지 너무나도 고민스럽다.
♥ 그냥 친구로 지내라 54%, 고백하라 46%
H 씨의 선택에 대해 남녀 125명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그냥 친구로 남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54%, ‘고백하고 사랑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라’는 의견이 46%였다. H 씨의 고민은 ‘남의 애인을 빼앗는 것이 옳은가’라는 도덕적인 부분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한 친구로 지냈을 때는 부담이 없어 자연스럽게 좋아할 수 있었지만, 남녀관계로 발전하게 됐을 때 그 감정을 유지할 수 있느냐도 의문이다. 남녀관계엔 그만큼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설문에서 주목할 부분은 ‘애인이 있는 사람이지만, 좋아한다면 고백하라’는 46% 응답자의 의견이다. 애인 있는 상대에게라도 좋아하는 마음을 고백하는 요즘 세대의 적극적인 사랑법을 반영한 셈이다.
♥ 후회하지 않으려면 적극적으로 사랑하라
애인이 있으면서도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주는 K 씨를 나무랄 수도 있다. 바람을 피우는 나쁜 행동이라 지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 순간에도 또 다른 사랑에 다시 빠질 수 있는 게 바로 사람이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 자체는 죄가 아니다. 상대가 애인이 있는 사람일지라도 이왕 사랑하게 됐다면 더 이상 죄책감을 가지지 말아야 한다.
마음속으로야 수십 명을 사랑해도 좋지만 실제로 자신 옆에는 단 한 사람만을 허락해야 한다는 점만 잊지 않으면 된다. 애인 있는 사람을 마음 속 깊이 좋아하는 것을 비도덕적이라고 하지 말라. 애인이 있으면서 동시에 다른 이성을 만나는 것이 비도덕적인 것이다. 따라서 H 씨는 자기감정을 고백해야 하며 K 씨 역시 친구와 애인 중 한 쪽을 선택해야 한다.
오랜 친구라고 해도 일단 이성으로서의 감정이 싹튼 다음에는 예전으로 돌아가기 힘들다. H 씨도 K 씨에게 고백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전처럼 그를 편하게 볼 수는 없을 것이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적극적으로 사랑하라고 말하고 싶다. 사랑만큼은 양보해서는 안 된다. 적극적인 사람이 사랑도, 성공도 쟁취하는 법이다.
좋은만남 이웅진 선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