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세의 직장여성 S 씨는 하루에만 벌써 몇 번째 문자를 ‘씹고’ 있다. 상대는 두어 달 전 소개팅에서 만난 남성. 그에 대한 솔직한 감정은 싫지도, 좋지도 않은 상태. 하지만 상대는 만난 지 한 달이 넘자 몸이 달아올랐는지 적극공세로 나오고 있다. 그녀는 매주 그의 데이트 신청을 따돌리느라 별별 핑계를 다 대고 있다.
S 씨가 좋아하지도 않는 남성을 정리하지 않는 것은 그를 일종의 ‘보험’이라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S 씨에게는 사귄 지 1년 쯤 된 애인이 있다. 애인이 있는 그녀가 소개팅을 받아 소위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것은 애인을 좋아하면서도 평범한 직장인인 그와 결혼해야겠다는 확신이 없어서다. 새로운 상대는 전문직 종사자로 그녀가 원하면 뭐든 다 해준다. S 씨에게 그 남자의 경제력은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매력이다.
S 씨는 두 남성을 저울질하며 아슬아슬한 이중 만남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한 사람 제대로 사랑하기도 벅찬데 두 사람 눈치 봐가며 이어가는 만남에 얼마나 진지한 감정이 담겨 있을지 의문이다. 더군다나 S 씨는 양다리 걸친 두 사람을 모두 결혼하고 싶을 만큼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결국 S 씨는 자신이 진지한 사랑을 나누지도 못한 채 자신의 젊은 날을 허비하고 있는 셈이다.
적극적으로 그 사람 하나만을 사귈 만큼의 호감이 없다면 차라리 헤어지는 편이 낫다. 상대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제대로 된 새로운 사랑을 만날 기회를 줘야 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혹은 사랑을 이용해서 ‘더티플레이’를 범하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을 좀먹는 짓거리다.
♥ 확신을 주지 않고 시간을 끄는 사람
나는 마음을 정했는데, 상대가 확신을 주지 않아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남녀의 만남이란 순식간에 죽고 못 사는 사이가 될 수도 있는 반면 몇 년을 만나도 진전이 없는 경우도 있다. 남녀 사이에 꼭 열정적인 사랑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오랜 우정을 서서히 사랑으로 키워가는 커플도 있고, 우정과 애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커플도 있다. 하지만 상대의 감정을 외면한 채 마냥 시간만 끄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내가 만약 상대의 마음에 대해 무관심하다고 느껴진다면 당장 그를 내 마음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 먼저 고백했다고 무시하는 사람
내가 더 많이 사랑하고, 내가 먼저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해서 절대 못난 게 아니다. 오히려 자기감정에 충실한 순수한 사람이다. 그런 사랑을 무시하고, 먼저 고백했다는 이유로 받기만을 원하고, 기다리게 하고, 막 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마디로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부류다.
♥ 사랑이라는 말로 강요하는 사람
사랑은 나를 희생하는 것도, 상대를 희생시키는 것도 아니다. 이른바 ‘윈윈’하는 관계다. 어떤 드라마에 이런 대사가 나왔다. “혼자 하는 사랑도 사랑이다. 내 감정을 상대에게 강요한다면 그것은 나를 더 사랑하는 것이다.” 내 방식대로 상대의 인생을 포장하는 사람, 내 생각에 일방적으로 상대를 맞추려는 사람은 자기 자신만을 지독하게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상대방을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도구로 여긴다.
극적인 역전 만루 홈런을 치고 홈으로 들어오는 강타자는 오래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우리를 감동시키는 장면은 쓰러진 상대편 선수를 일으켜주는 페어플레이다. 그것은 나 자신에게 정직하고 싶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사랑에도 이 같은 페어플레이가 필요하다.
좋은만남 이웅진 선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