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선우 회원게시판에 여성이 보는 남성의 중요한 조건을 묻는 사연이 올라왔다. 얼굴 나이 성격 연봉 학력 몸매 집안 재산 과거사 등을 놓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인데, 댓글을 올린 대다수 여성들은 예상대로 연봉 재산 학력 등을 높은 순위로 꼽았다. 반면 얼굴 과거사 나이 등을 중요한 조건으로 따지는 여성은 거의 없었다.
최근 1억 원 이상 연봉자가 10만 명 정도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돈 많이 버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 나는 끼지도 못하고…’ 같은 자괴감에 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결혼 상대자의 조건으로 연봉 1억 이상이라 말하는 여성들이 제법 많아진 까닭에서다. 하지만 연봉 1억이 만만한 액수인가. 평범한 직장인 중에 1억 연봉자가 몇 명이나 될까. 결혼 연령대에 있는 사람들 중에 1억 연봉 조건을 갖춘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 경제력보다는 ‘경제관념’이 더 중요하다
상대의 연봉 자체보다는 그 사람의 씀씀이 습관을 따지는 것이 더욱 현명할 것이다. 몇 달 전 친구의 대학선배를 소개받은 직장여성 L 씨는 상대가 ‘사’자 붙은 전문직이라는 게 마음에 들었다. 그는 외제 승용차, 명품 수트, 골프를 즐긴다는 소위 ‘럭셔리한’ 사람이었고 그녀를 위해서도 돈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만남이 계속되면서 그녀는 그가 분수에 맞지 않는 생활을 한다는 걸 알았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퇴직한 아버지는 그의 스폰서가 돼줄 수 없는 상황. 그렇다면 자신이 벌어서 결혼준비를 해야 하는데 연봉 1억이 넘는다는 사람이 아직 월세 아파트에 살면서 돈을 아끼지 않고 펑펑 쓰고 다니는 것이었다. 결국 그녀는 그와 헤어졌다.
연봉은 결혼할 때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조건임엔 틀림없다. 하지만 1억이 아니라 10억 원을 벌어도 씀씀이가 헤프다면 3000만~4000만 원을 벌더라도 알뜰하게 사는 사람보다 나을 게 없다. 경제력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경제관념인 것이다.
♥ 교제시 가능하다면 신용카드 내역서를 확인해야
연애시절 비싼 모피, 명품가방을 애인으로부터 선물 받았다가 결국 결혼 이후에 수백만 원 카드빚을 갚느라 힘들어했던 한 여성을 알고 있다. 지금의 남편은 연애시절 카드를 마구 긁어가며 그녀의 환심을 샀는데 허영심 많았던 그녀는 결국 자기가 받은 선물 값을 결혼하고 나서 스스로 다 갚아야 했던 것이다.
교제할 때 상대의 씀씀이를 잘 파악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통 크고 화끈하다고 무조건 좋아하지 말자. 명품 선물에 쉽게 현혹되지도 말자. 그 사람과 결혼하면 그 큰 씀씀이는 결국 살림을 어렵게 만드는 족쇄가 될 수 있다.
가능하면 교제할 때 상대의 신용카드 내역서를 확인해 보는 게 좋다. 상대의 멀쩡한 허우대가 빚으로 만들어진 건 아닌지, 구두쇠라고 서운해 했던 그 사람이 수입의 대부분을 저축하는 성실한 사람인지 확인해야 한다. 신용카드 내역서를 확인하기 힘들다면 결혼 전 두 사람의 경제상황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한 달 수입과 저축액, 대출금 등을 공개하고 경제설계를 해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좋은만남 이웅진 선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