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 남성 K 씨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잘 보내지 않는다. 문자보다는 직접 통화하는 것을 선호하며 특히 여성을 만날 때는 더욱 그렇다. 문자는 직접 전하는 말이 아니기 때문에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전화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누는 것이 훨씬 더 명쾌한 대화방식이라고 여긴다. 서로 그리우면 통화해서 목소리 들으면 될 일인데 왜 굳이 문자를 주고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29세 여성 L 씨는 전형적인 ‘엄지족’이다. 전화 통화보다는 문자를 더 편하게 여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할 수 있으며 말하기 힘든 얘기도 문자 메시지를 통해 어색하지 않게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화 통화할 때 이따금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곤 하는데 문자 메시지엔 그런 마음의 부담이 없다는 점도 L 씨가 통화보다 문자를 선호하는 이유다.
♥ 문자를 안 하는 것도, 문자만 하는 것도 오해의 소지 있다
‘문자’를 안 하는 K 씨의 생각에도, 문자만 하는 L 씨의 논리에도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하지만 이에 앞서 남녀 간 대화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의사소통 방식에서 자칫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여성 입장에서 K 씨는 좋은 연애상대가 되기 어렵다. 연애라는 건 쌍방의 다양한 대화 통로가 필요한 관계다. 통화를 선호하는 자신의 대화방식이 설령 옳다고 해도 굳이 고집할 이유는 없다. 상대가 문자 교신을 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할머니, 할아버지도 문자를 주고받는 세상인데 문자 메시지를 안 한다고 하면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신에 대해 성의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남성들에게 L 씨는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여성들은 통화는 물론 인터넷 메신저 이메일 등 많은 방법을 활용해서 대화를 하는데 그중 문자의 비중이 크다. 그래서 연애를 하게 되면 문자 교신 횟수가 대폭 늘어난다. 그리고 상대 남성이 보내는 문자 메시지 횟수로 그의 관심도를 측정하기도 한다.
반면 대개의 남자들은 애인의 ‘예쁜 문자’도 좋겠지만 그보다는 ‘예쁜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어 한다. 남녀관계에서 남자들이 여자에게 전화를 거는 빈도가 반대의 경우보다 훨씬 높은 것도 이러한 까닭에서다.
♥ 서로 잘 통할 수 있는 대화방법 찾는 것이 중요하다
문자를 안 한다거나 혹은 너무 좋아한다거나 하는 것은 개인의 취향이지만 특정 대화 통로를 포기하거나 그것만 고집한다는 것은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대화 테크닉이 다소 부족하다. 언어구사는 물론 문자 메시지 또한 잘 활용할 줄 모르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도 서툴다. 남성이 문자를 번거로워한다면 그것을 관심부족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서로 잘 통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모색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여자들은 대부분 ‘문자광’이다. 남자들은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여자가 줄곧 문자만 보내면 자신에게 마음이 없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여자들은 자신이 먼저 전화를 걸면 ‘지나치게 적극적’이라는 인상을 줄까 염려하는 경향이 있어서 문자를 선호한다. 혹시 상대가 전화를 받지 못할 상황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배려 차원에서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여자들도 제법 많다.
좋은만남 이웅진 선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