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세의 K 씨는 오늘도 씁쓸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지인이 주선한 맞선 자리에 나간 K 씨는 “차가워 보인다…”는 상대 여성의 말 한마디에 기대감을 접었다. 이 말은 자신의 외모가 마음에 안 든다는 뜻임을 몇 번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됐기 때문이다.
별 특징 없는 평범한 외모지만 그래도 못생겼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기에 K 씨는 자신의 외모가 여자를 만나는데 걸림돌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직장도 괜찮고 작은 아파트도 갖고 있어서 남들 결혼하는 나이에 자신도 하게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성격이 좀 강해 보인다…” “사람은 좋은데 느낌이 영…” 같이 자신의 외모를 탐탁지 않게 평가하는 여성들이 의외로 많았다. ‘여성은 외모를 안 본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게 느껴졌다.
K 씨는 ‘제때 결혼하는 남성들은 얼마나 잘난 사람들일까’ ‘장동건이나 정우성 정도 돼야 장가갈 수 있나’ 같은 생각에 한숨만 나온다. 직장생활 열심히 하고 성실하게 살다 보면 결혼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의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닌가 생각도 해본다. 요즘은 가끔 성형수술도 떠올려보곤 한다.
♥ 결국은 상대 외모를 따지는 여성들
“남성은 상대의 외모를 보고, 여성은 상대의 경제력을 본다”고들 하지만 결혼상대를 고르는 데 그 한 가지 조건만 보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경제력이야 연봉이나 재산 같이 수치로 환산할 수 있으니 웬만큼은 객관화할 수 있지만 외모는 그 기준이라는 게 참 애매하다.
흔히 여성들이 말하는 “외모를 안 본다”는 게 무슨 뜻일까. 따지고 들면 장동건이나 정우성 같은 꽃미남까진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지 외모를 아예 안 본다는 것은 아니다. 대머리, 작은 키, 배 나온 체형 등 나름대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기준이 있기 마련이다. 머리숱이 많거나 적당한 키에 보기 좋은 몸매를 가진 남성을 만난다고 해도 “느낌이 안온다…”는 식으로 반응하는 여성도 많다. 결국 만남 초기의 느낌이라는 건 외모에서 비롯되는 모양이다.
♥ 못생겨도 성격 좋고 긍정적인 남성이 최고의 신랑감
필자에게 여동생이 있다면 외모는 조금 떨어져도 성격 좋고 좋은 인격을 갖춘 남성과 결혼하라고 조언할 것이다. 여성들이 꾸미고 가꾸는 것은 본능이고 미덕이라지만 남성이 결혼 후에도 옷에 지나치게 신경 쓰고 화려하게 꾸미고 다니려 한다면 아내 입장에선 꽤나 피곤할 것이다. 얼굴이 잘생겨도 외모에 신경 안 쓰는 남성이면 좋겠지만 그런 사람을 찾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차라리 구멍 난 양말도 마다 않고 신어주는 털털한 성격이라면 생긴 것 상관없이 일단 만나보라고 하고 싶다.
얼굴이 못생겨도 성격에 구김살이 없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남성이라면 최고의 신랑감이다. 외모를 따지는 사회에서 당당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은 자신감과 배포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런 남성과 결혼하면 걱정할 게 없을 것이다.
좋은만남 이웅진 선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