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주변으로부터 “착한 여자”라는 말을 많이 듣는 J 씨. 가능하면 자신이 양보하거나 조금 손해를 보는 편이 마음 편하다고 한다. 연애할 때도 마찬가지. 상대가 하자는 대로 해주는 스타일이다. 그렇다고 그녀의 연애사가 잘 풀리기만 한 것도 아니었다. 몇 번의 실연을 겪었고 얼마 전에도 1년 동안 만난 사람과 헤어졌다.
그 사람이 점점 멀어진다는 것을 느꼈건만 그녀는 그 이유를 잘 몰랐다. 같이 있는 동안 좋았고 크게 다툰 적도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헤어지던 날 그는 J 씨에게 그가 왜 떠나려는지를 말해줬다. “넌 너무 착해. 만나서 잘해주니까 편하기는 한데 너를 만나는 게 재미가 없어.”
그녀는 “너무 착해서 나를 떠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말을 되뇌며 그에 대해 큰 배신감을 느꼈다. J 씨는 그에게 무척이나 헌신적이었기에 이별을 통보한 그가 이기적으로만 느껴졌다. 실연에 아파하는 J 씨를 달래주겠다고 나온 친구는 J 씨에게 “남녀 사이에서 착하다는 건 긴장감이 없다는 것, 설레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는 말을 건넸다.
♥ 남성들이 악녀에게 열광하는 이유
한동안 악녀, 혹은 팜므파탈에 대한 신드롬이 있었다. 쉽게 얻을 수 없어서, 다가가기 힘들어서, 그래서 더 갖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여성들이 눈길을 끈 것이다. 여성 입장에선 이기적이고 못된 여성들에게 남성들이 왜 열광하는지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다. 착한 게 죄란 말인가. 사랑하는 사람한테 잘해주는 게 무슨 잘못이란 말인가.
바보 같을 정도로 착한 남성과 연애를 했던 한 여성은 일정 기간이 지나자, “내가 어떤 말을 하면 상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다 예상이 되니까 설렘이 없었다”는 말을 한다. 결국 착한 품성이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 그로 인해 설렘이나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가 되는 셈이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참 이상해서 실제로 긴장감이 팽팽한 상황에 처하면 벗어나고 싶어 하면서도 느슨하고 편안해지면 긴장감 타령을 하게 된다.
♥ 당신 내면의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줘라
그렇다면 사랑받기 위해선 나쁜 사람이 돼야 하는 것일까. 절대 그런 건 아니다. 어떤 인간관계에서든 착한 품성은 미덕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남녀 관계에선 강약 조절이 필요하다. 억지로 못 되게 굴 필요는 없지만, 무조건 양보하고 들어주고 기다려주다 보면 상대가 그런 양보와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려 들 수도 있다. 착한 사람이 재미없게 느껴지는 건 그 한결같은 태도 때문이다. 상대는 두 사람의 생각을 합쳐서 더 좋은 결론을 내고 싶어 하는데 내가 무작정 “네가 원하는 대로 해”라고만 하는 건 배려가 아닌 무관심으로 비칠 수 있다.
가끔은 “나도 생각이 있고 고집이 있는 사람이지만, 너를 위해 참고 양보한다”는 것을 상대에게 보여주는 것이 균형 있는 남녀 관계를 위해 필요하다. 심성은 착하지만 내면에 다양한 콘텐츠를 갖고 있기에, 필요할 때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좋은만남 선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