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 연임에 전경련이 고춧가루
전경련 측은 이순동 현 광고주협회장이 지난 2008년 6월에 발생했던 ‘언소주 사태’(‘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이 주도한 조선·중앙·동아일보에 광고하는 기업들에 대한 광고 중단 협박 사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을 지적하며 2월 24일 열릴 협회 총회에서 새로운 회장을 추대하겠다는 뜻을 협회 측에 전달했다. 하지만 이날 총회는 정족수(회원사 과반수 참석) 미달로 무산되고 말았다.
전경련과 광고주협회의 마찰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2월 4일 기자와 통화한 전경련 관계자는 “민병준 전 회장이 11년 동안 협회를 운영하게 되면서 조직이 사적 이해관계에 영향받기 시작했다. 이러한 관행을 없애기 위해 운영위원회에 건의를 했고 이순동 회장이 추대된 것이다”고 말했다.
‘잔여임기 1년을 갓 채운 이 회장에게 더 기회를 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관계자는 “이 회장은 광고, 홍보 쪽에 정통한 전문가다. 협회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협회 운영 기간이 짧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답했다.
양측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재계 주변에서는 ‘정부개입설’ 등 갖가지 억측이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사돈이라는 점에서 광고를 통해 언론을 통제하려는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도 그중의 하나.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전경련과 삼성의 파워게임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순동 회장은 자타가 인정하는 삼성맨으로 통한다. 그는 <중앙일보> 기자로 출발해 삼성전자 홍보실장(1987), 삼성기업구조조정본부 부사장(2001), 삼성그룹 홍보총괄 사장(2007) 등을 거쳐 현재 삼성미소금융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따라서 광고주협회장 자리를 둘러싼 파열음이 광고주협회를 넘어 삼성과 전경련의 갈등으로 비화될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경련 한 관계자는 “민간단체 간의 문제인 만큼 정부가 개입할 여지는 전혀 없다”며 정부개입설을 일축했고, 광고주협회 관계자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협회장 선출건에 대해 “총회에서 회장직을 박탈하면 모양새가 좋지 않을뿐더러 투표에 대한 적합성 논란이 일 수 있기 때문에 총회를 무산시킨 것”이라며 “이 회장이 스스로 물러나는 방향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광고주협회 관계자는 “총회가 언제 재개될지 계획된 바 없다”며 불쾌한 심사를 드러냈다.
광고주협회장 자리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유진 기자 kkyy1225@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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