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은 44.06%의 지분으로 지주회사 코오롱을 지배하고 코오롱은 네오뷰 지분 98.90%를 보유하고 있다. 코오롱이 네오뷰 설립 이후 약 10년간 유상증자로 지원한 자금이 무려 2500억 원을 넘는다. 코오롱은 지난 3월에도 약 70억 원을, 지난 7월에도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100억 원을 네오뷰에 출자했다.
네오뷰는 지난해 9월 세계 최초 투명 내비게이션이라는 ‘투비’를 만들어 시장에 내놨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다. 지난해 네오뷰의 매출은 고작 13억 원에 불과했고 매출 원가는 229억 원에 달해 당기순손실 26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10년여 동안 2500억 원 넘게 투자한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업계에서도 13억 원 매출이 발생한 회사의 손실이 268억 원 발생한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많다.
코오롱 관계자는 “손실액의 대부분이 연구개발비로 쓰였다”며 “미래를 보고 투자하는 사업을 몇 년 안 좋았다고 접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해명했다. 이에 재계 관계자는 “매출원가가 268억 원인데 매출이 13억 원 나오는 상황이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다”며 “만약 연구개발비만 발생하는 회사라면 매출이 많이 나오는 회사에 붙여서 연구소 개념으로 운영하지, 따로 법인을 설립해 적자 나는 상황을 만드는 경우가 흔치는 않다”고 설명했다.
네오뷰가 매출이 나오지 않는 까닭에 대해 코오롱 관계자는 “큰 그룹과 달리 계열사 거래로 매출을 낼 수도 없다”며 “경쟁업체와 달리 투명 OLED는 새로운 시장이다. 브라운관 만들던 시절에 반도체에 도전한 삼성처럼 지금 힘들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반박했다.
네오뷰 홍성공장 모습. 오른쪽 사진은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의 투명 OLED 제품.
하지만 투명 OLED 시장도 코오롱 측의 답변처럼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경쟁업체인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올해 투명 OLED의 국책 사업을 따내 대형 플렉서블(구부러지는) 투명 OLED 디스플레이를 만들어냈다”며 “투명 OLED가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새로운 시장인 것은 맞으나 다른 업체들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혀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투명 OLED시장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어 네오뷰의 미래가 밝아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가 사업보고서를 통해 밝힌 연구개발비가 1조 원을 넘기 때문에 규모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네오뷰의 밝지 않은 미래 탓에 최근에는 코오롱이 네오뷰를 접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코오롱 관계자는 “미래를 보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는데 직원이 200명가량 되는 회사를 당장에 접을 수는 없다”고 부인했다.
네오뷰의 많은 급여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013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네오뷰 직원들에게 지급된 급여는 약 111억 원이다. 코오롱 관계자의 말대로 네오뷰 직원이 200명이라고 계산했을 때 네오뷰의 평균 급여는 5500만 원 수준이다. 업계 선두인 삼성디스플레이의 평균 급여는 6200만 원, LG디스플레이의 평균급여는 5100만 원이다. 후발주자인 데다 수백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회사가 너무 많은 돈을 임금으로 지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코오롱 관계자는 “네오뷰는 업계 임금보다 오히려 적게 지급한다. 다른 회사는 생산 라인에 있는 직원들 때문에 평균 임금이 적게 잡히지만 네오뷰는 대부분 연구원이기 때문에 평균 임금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계속하다보니 업계에는 루머까지 돌고 있다. ‘이웅열 회장이 직원들 월급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있다’는 소문이었다. 그러나 이는 현재까지는 근거없는 얘기로 보인다. 코오롱 관계자도 “직원들 월급은 국세청에서 세금으로 원천징수된다. 그것을 어떻게 비자금으로 조성하느냐”며 “터무니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투자가 계속되는데 실적이 안 나오기 때문에 걱정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다. 다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