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한명숙 전 총리가 첫 공판을 마치고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임영무 기자 namoo@ilyo.co.kr | ||
하지만 검찰 수사 과정에서 한 전 총리에게 5만 달러를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곽 전 사장이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하면서 양측의 진실게임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3월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 심리로 열린 한 전 총리의 두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곽 전 사장은 “총리 공관 오찬 때 돈 봉투를 내 식탁 의자에 두고 나왔다. 놓기 전에 한 전 총리에게 따로 보여주진 않았다”며 “한 전 총리가 현관까지 따라나왔고, 누군가가 돈을 가져갔는지는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5만 달러의 행방이 묘연해진 셈이다.
특히 곽 전 사장은 이날 법정에서 “검사가 무서웠다” “정치인 이름을 대라고 했다” “검사님이 무서워서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고 했다” “살기 위해 진술했다” 등 폭탄 발언을 쏟아내 법정을 술렁이게 했다.
곽 전 사장의 진술 번복과 발언으로 한 전 총리 측은 진실 공방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반면 곽 전 사장의 진술에 의존해 한 전 총리를 기소한 검찰은 당혹스런 처지에 놓이게 됐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3월 12일 브리핑을 통해 “한 전 총리의 무죄가 재판에서 드러났다”고 단언했고, 박지원 최고위원은 확대간부회의에서 “혹시나 했던 게 역시나 검찰이 짜맞추기를 했다”고 검찰을 비꼬았다.
검찰은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진행하면서 철저하게 곽 전 사장의 진술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곽 전 사장이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하는 동시에 검찰의 강압 수사 논란을 부추길 수 있는 폭탄 발언을 쏟아 내면서 검찰은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
곽 전 사장의 ‘입’에 울고 웃는 검찰과 한 전 총리의 진실게임은 어떻게 결론이 날까. 양 측의 진실게임 향배를 가를 핵심 키워드로 부상한 곽 전 사장의 ‘입’에 검찰과 한 전 총리 측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홍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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