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전북도와 코레일에 따르면 내년 3월1일(잠정)이면 호남선 KTX 충북 오송-광주 송정리 구간이 개통된다. 호남선 KTX는 오송에서 출발한 뒤 남공주역에 정차하고 이어 익산역에서 정차한다. 서울~익산 소요시간이 종전 111분에서 66분으로 절반 가까이 단축된다.
그런데 개통을 코앞에 두고 ‘논산훈련소’ 신설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일 2015년 정부예산에 ‘KTX 훈련소역’ 사전 타당성 용역비 1억원을 반영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논산시는 국가안보 논리 등을 동원, 매년 13만명 이상이 훈련소에 입소하고 군인 및 가족, 면회객 등을 감안하면 이용객이 연간 130만명에 이를 것이라며 훈련소역 신설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황명선 논산시장은 “90여 차례에 걸쳐 국토교통부 등 관련 부처를 방문하는 등 훈련소역 설치에 대해 노력해 2015년 정부예산에 KTX 훈련소역 사전 타당성 용역비 1억원이 반영됐다”며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자세로 논산에 KTX 훈련소역 신설이 조속한 시일에 이뤄질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단 국토부는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노선만 경유하도록 하고, 정차시간도 3분 이내로 하면 전체적인 소요시간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 근거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중간역 추가신설로 고속철 역간 평균거리가 줄어들게 되면서 ‘달릴만 하면 서야’하게 돼 저속철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중간역 한곳을 신설할 경우 7분의 운행시간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고속열차는 정차 뒤 재가속에 22㎞(6분30초), 정차를 위해서는 6.6㎞의 제동거리가 필요해 최소 7~10분 정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승하차 시간을 감안하면 사실상 지금의 ‘저속철’과 별반 차이가 없는 셈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정부가 논산 훈련소역 신설을 수용하면 호남선 KTX가 일반선인 서대전∼계룡∼논산 경유 논리에 힘을 실어줄 빌미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속도는 시속 300㎞에서 150㎞로 떨어지고, 거리도 32㎞ 늘어난다. 이로 인해 서울∼익산의 호남고속철 소요시간은 애초 66분에서 85~90분으로 25분가량 늘어나 ‘저속철’이 되는 것이다.
이건철 전남발전연구원장은 “분기역을 결정하면서 10년 이상을 허비했는데, 또다시 이런 주장이 나온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호남이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에 대한 전북도 등 호남권 지자체와 국토부 간 의견 조율이 제대로 안 돼 1단계 개통 이후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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