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는 지난해 원격지 발령 인원이 총 18명 규모였던 점을 들어, 사측의 이번 대규모 원격지 발령은 해당 직원들에게 사실상 자발적 퇴사를 압박하는 ‘구조조정 수단’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직원들의 자녀 양육이나 가족 돌봄 등 개인 사정이 거의 고려되지 않았고, 일부 발령자는 새 근무지에서 거주할 사택 등 주거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해 호텔 등 숙박시설을 이용하고 있다며 전형적인 주먹구구식 인사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인사가 노사의 사전 협의 없이 진행돼 단체협약 위반에 해당한다는 비판도 했다. 박원학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 신한카드지부장은 “지난해와 비교해 예상할 수 없었던 수준의 대규모 원격지 발령인 만큼 조합원의 노동조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 시행 전 노사 간 사전 논의가 전혀 없었다”며 “부당한 발령의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하며, 단체협약 위반에 따른 법적 고소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번 인사를 두고, 사측이 카드업계 업황 악화와 실적 부담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하는 과정에서 나온 조치라고 해석하고 있다. 특히 박 대표의 임기가 올해 말까지 6개월 남은 점을 들며 박 대표가 임기 후반 자신의 경영 성과를 고려해 내부 비용 절감 조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박창훈 대표는 취임 이후 수익성 개선과 조직 효율화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다. 카드업계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조달 비용 상승, 건전성 관리 부담 등 전반적인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신한카드의 2025년 당기순이익(4802억 원)은 전년(5753억 원) 대비 16.7%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순이익(1154억 원)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4.9% 줄었다.
업계 2강 구도 경쟁사인 삼성카드와 수익 격차가 벌어지고 있어 더욱 부담이다. 신한카드는 2023년 당기순이익 기준 카드업계 1위였지만 2024년 들어 삼성카드(6646억 원)에 밀리며 순위가 뒤집혔다. 2025년에는 삼성카드(6459억 원)와 순이익 격차가 더 커졌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신한카드의 노사 갈등이 이번 원격지 발령뿐 아니라 희망퇴직, 대규모 조직 개편, 성과급 미지급 등 경영 전반에서 이어지고 있다”며 “수익성 등 실적도 중요하지만 직원들의 불만 수위가 임계점에 달한 만큼 내부 결속을 다지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신한카드 관계자는 “조직 운영 효율화 관점에서 거점 통폐합에 따른 인력 이동이 늘어난 것”이라며 “금융사고 예방 등 내부통제 강화를 목적으로 장기근속 직원들의 순환 재배치를 실시했고, 직원들의 직무 경험 확대 측면에서 직무 변경도 병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무지 이동에 따른 각종 지원도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