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김 이사는 가맹점들을 관리하며 사실상 대표 역할을 맡아온 인물이다. 지난해 7월 이후로는 내부적으로 대표 지위를 내려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김 이사와 정 이사는 2012년부터 약손명가에서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김 이사는 약손명가 모기업 빛채에서는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약손명가 지분율은 이병철 회장 34%, 김 이사 20%, 정 이사 16%, 한 씨 7%다.
이들 이사·주주가 약손명가를 상대로 이사회의사록 열람등사를 청구한 이유는 이병철 회장의 업무상 배임 행위를 추궁하기 위해서다. 결정문에 따르면 이병철 회장은 이사들과 상의 없이 2022년 11월 약손명가의 핵심 브랜드인 ‘약손명가’ 상표 전용사용권을 약손명가헬스케어에 설정해주는 계약을 맺었다. 약손명가헬스케어는 이 회장 아들인 이석진 씨가 대표로 있는 곳이다. 지난해 5월 기준 약손명가헬스케어 지분율은 이 씨 65.04%, 이 회장 9.33% 등이다.
이들은 상표 전용사용권 설정계약이 이사회 승인이 필요한 이사의 자기거래에 해당할 뿐 아니라 회사 핵심 자산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법 제398조는 이사가 회사와 직접 거래하거나 이해관계가 있는 거래를 수행하려면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들은 또 이병철 회장과 이석진 씨가 약손명가헬스케어의 예약 플랫폼을 가맹점에 도입해 사용료 수익을 올린 행위는 회사 사업기회를 사적으로 유용한 업무상 배임이라고 주장했다.

맹조영 법률사무소 구현 변호사는 “실무적으로 이사인 주주가 이사회의사록 열람등사 허가 신청을 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며 “통상 이사가 이사회의사록 열람등사를 신청하는 동기는 자신의 면책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거나 신청이 경영권 분쟁에 기인한 것이라면 다른 특정 이사의 부정행위나 법령·정관 위반 사실에 대한 증거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것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병철 회장, 김 이사, 정 이사가 공개적으로 의견 충돌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현재 경영권 분쟁이 아예 종결된 상황은 아니지만, 분쟁이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현재 회사 안팎의 분위기다. 본사가 가맹점주와의 갈등 해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빛채는 최근 가맹점주들과의 소통을 위해 이석진 이사를 주축으로 태스크포스(TF) 팀도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76개 지점으로 구성된 약손명가 가맹점주연합회는 협의회 주장이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연합회는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점주들이 경제적·정신적 피해를 입고 있다며 브랜드 정상화를 촉구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사람의 얼굴과 몸을 관리하는 업종인 만큼 기술을 익히는 과정이 중요했다”며 “지금까지 점주들이 쌓아온 노력으로 유지된 브랜드가 훼손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