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제담배 전문점에서는 한 갑에 2000~3000원 선으로 담배를 구할 수 있어 가격 면에서 이점이 크다.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 정부 주도의 담뱃값 인상에서도 자유롭다.
다만, 법적 리스크는 상존하는 걸림돌이다. 현행 담배사업법상 '지정된 담배제조업자'가 아닌 자가 담배를 제조해 판매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으며, 등록된 소매점에서만 담배를 팔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등록 업체인 수제담배 매장에서 담배 완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하지만 수제담배 전문점은 담배사업법상의 '담배'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가공되지 않은 '담뱃잎'을 파는 일반 소매점 또는 농산물 소매점으로 우회 등록해 영업한다. 손님이 매장에서 담뱃잎을 사서 스스로 말아 가면 합법이고, 점주가 완성된 담배를 미리 만들어 전시·홍보하거나 판매하는 경우 불법이 되는 구조다.
이와 관련해 2023년 대법원은 "연초 잎의 판매와 개별 소비자에 의한 담배 제조로 이뤄지는 판매 방식이 담배사업법 입법 취지에 어긋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손님이 직접 수제담배를 만드는 행위가 위법이 아니라고 판단한 바 있다.
대법원 판결 이후 법적 면죄부를 얻은 수제담배 전문점은 전국적으로 우후죽순 생겨났다. 현재 연간 총 9000만 갑 규모의 수제담배가 팔리는 것으로 추정되며 기업형 프랜차이즈까지 등장했다. '일요신문i'는 서울 시내 곳곳에서 성업 중인 수제담배 전문점을 직접 찾아가 봤다.

해당 매장을 운영하는 A 씨는 "손님이 직접 제조해야 한다"며 지침을 안내했다. 이후 A 씨는 담뱃잎을 기계(튜빙 기계)에 넣고 담뱃잎이 필터 종이에 말려 나오면 고객은 담배 끝을 붓으로 털기만 하면 됐다. 담배를 담아주는 과정도 직원이 전담했다. 기자가 수제담배 네 갑을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총 7분 남짓에 불과했다. 서울 시내 다른 매장도 제조 방식이 유사했다.
법조계에서는 점원이 담뱃잎을 넣고 담배 갑에 담배를 넣는 행위를 한 것을 두고 위법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변호사는 "일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나, 형식적으로는 소비자가 제조한 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업주 또는 종업원이 담배를 제조한 것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제조 과정의 주체가 소비자가 아닌 매장 관계자일 경우 담배사업법 위반 사항에 해당한다.
A 씨는 기자에게 평소 어느 브랜드의 담배를 피우는지 묻더니 "시중 담배는 다 동남아 등지에서 만든 저품질 원료를 쓴다. 우리 가게는 미국산과 국산 고급 담뱃잎만 취급한다"면서 "뜨내기 손님도 있지만, 단골손님이 대부분"이라고 자랑했다. 이어 A 씨는 "우리 담배를 피우다가 시중 담배를 피우면 역해서 못 피운다"며 "화학 첨가물이 없어 냄새도 좋고 몸에도 해롭지 않다"고 주장했다.

더 큰 문제는 온라인을 통한 무분별한 유통이다. 일부 수제담배 프랜차이즈는 담뱃잎과 필터 등을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대대적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상품 설명란에 형식적으로 "미성년자 구매 불가"라고만 안내했을 뿐, 기자가 해당 프랜차이즈 누리집에서 담뱃잎 구매를 시도한 결과 어떠한 성인 인증 절차나 실명 확인 과정도 요구하지 않았다. 청소년들이 마음만 먹으면 안방에서 '반값 담배' 재료를 손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방치된 구조다.
이처럼 수제담배 시장은 경기 불황을 타고 급성장하고 있지만, 담배사업법상 '담배'로 취급받지 않아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일반 담배에 적용되는 과세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물론, 식약처의 유해성 검증 등 규제도 피해 간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입법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23년 9월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영리 목적으로 소비자에게 담배 제조 장비를 제공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내용의 '담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으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