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기라쿠 료칸’은 70년 된 일본 전통식 여관이다. 노송으로 만든 온천탕을 갖췄고, 아버지에 이어 아들이 2대째 운영 중이다. 그렇다면 대체 어쩌다가 폐가 같은 여관을 운영하게 됐을까. 사연인즉슨 이렇다. 물론 처음에는 번듯한 여관이었다. 1970년대 후반 대형 태풍이 연달아 휩쓸고 지나갔는데, 이후 서서히 건물 붕괴가 시작됐다.
여관 주인의 말에 따르면 “원래 이 마을의 온천은 유황 성분이 강한 것으로 유명해 은이나 구리 같은 금속이 부식하기 쉬웠다”고 한다. 텔레비전의 경우 3개월에 한 번씩 망가지기 일쑤였고, 전기밥솥도 1년 안에 다시 사야만 했다. 그는 “지금도 컴퓨터 같은 기기는 비닐봉지로 덮어두고 있다”고 전하면서 “태풍과 함께 강한 온천성분이 덮친 탓에 건물 붕괴가 시작된 게 아닐까”하고 추측했다.
보수공사를 하지 못한 채 사실상 방치해둔 여관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고 폐가체험을 즐기는 마니아들에게 입소문을 타면서 뜻밖에도 호황을 누리게 됐다. 특히나 이 여관의 온천수는 아토피 치료와 피부 미용, 위장병에도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