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군호 코넥스협회 회장, 정구용 상장회사협의회 회장,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 박종수 금융투자협회 회장, 정지완 코스닥협회 회장(왼쪽부터)이 1월 2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15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개장을 알리는 타종을 울리고 있다. 구윤성 기자 kysplanet@ilyo.co.kr
새해 증시에서 가장 주목할 변수는 삼성그룹의 행보다. 삼성은 지난 한 해 지배구조 및 사업개편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줄였고, 삼성SDS와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의 상장도 마쳤다. 방위산업과 화학부문을 한화에 떼어주기도 했다. 올해는 ‘이재용 부회장 체제’의 원년인 셈이다.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역시 삼성전자다. 증시 전망이 어두울 때일수록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에 의지해왔다. 스마트폰 부진에도 여전히 반도체 부문에서 확실하게 돈벌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용 체제의 경영안정을 위해서라도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해 갈 가능성도 크다. 빠르면 1분기 중 나올 스마트폰 ‘갤럭시6’와 사물인터텟(IoT) 관련 신제품 및 서비스도 중요한 변수다.
삼성SDS와 제일모직의 움직임도 항상 가시권 안에 둬야 한다. 삼성SDS는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가 3세들의 후계구도 자금원이다. 이 부회장의 지분매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거품 논란에 휩싸였지만, 여전히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을 지키고 있는 초대형주다. 삼성전자와의 사업적 유대관계도 깊다.
제일모직은 이 부회장 삼남매의 집단 소유체제가 어떤 변화를 맞을지 여부가 핵심이다. 이부진·이서현 사장 자매에게는 삼성SDS와 제일모직 지분이 향후 독립을 위한 밑거름인 까닭에서다. 이들이 제일모직 지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곧 삼성의 향후 분할구도일 가능성이 크다.
LG그룹에서는 칠순을 맞은 구본무 회장과 뚜렷한 경영성과를 내지 못한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거취가 관건이다. 구자경 명예회장과 달리 구 회장은 70세를 넘겨서도 여전히 현역을 지킬 것이란 관측이 많다. 구 부회장으로서는 간신히 일궈낸 ‘G3’ 열풍이 예상외로 단명하면서 새해에 어떻게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낼지가 관건이다.
현대중공업과 한화, 두산 등도 재무적 어려움을 극복해야하는 과제가 있다. 현대중공업은 계속되는 업황 부진 속 부실 정리가, 한화는 삼성과의 빅딜 자금 마련이, 두산은 다시 악화되는 재무적 부담 극복이 숙제다. 이밖에 한진은 ‘땅콩 회항’ 사태로 빚어진 후계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내부 동요를 어떻게 다스리느냐가, 금호아시아나는 박삼구 회장의 경영권 회복을 어떻게 이뤄내느냐가 가장 중요한 현안이 될 전망이다.
세 번째 변수는 가계부채 문제의 완화 또는 심화 여부다. 기획재정부 작성, 2013년 말 기준 우리나라 각종 부채 총액은 4507조 원이다. 기업부채가 2212조 원, 국가부채 1058조 원, 가계부채 1021조 원, 소규모 자영업자 부채 216조 원 순이다.
중요한 것은 2011년 부채총액 증가율은 10.6%인데, 소규모 자영업자의 부채증가율이 23.6%로 가장 높았다는 점이다. 국가부채(13.9%)와 가계부채(11.5%) 증가율도 평균치를 웃돌았다. 2014년에는 정부의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책으로 각종 대출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민간 부채가 더욱 커졌다. 민간과 국가부문의 부채 증가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소비침체와 재정지출 위축 등으로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네 번째 변수는 해외다. 최근 아베 일본 총리가 총선에서 대승을 거뒀다. 엔화약세를 핵심으로 하는 ‘아베노믹스’가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 기업의 수출경쟁력에 부담 요인이다. 미국은 최근 경기지표가 상당히 양호하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신흥국으로 몰려갔던 전세계 달러 자금이 미국 등 선진국으로 이탈할 수 있다. 외국인 비중이 40%를 넘는 우리 증시에는 상당한 악재다.
다섯 번째 변수는 국제유가로 인한 지정학적 위험 가능성이다. 현재의 저유가는 러시아의 팽창과 미국의 셰일가스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대응이 나은 결과다. 하지만 세계의 화약고인 중동과 양대 핵무장 국가인 미국과 러시아가 얽혀 있는 문제다. 특히 주요 산유국들은 유가와 재정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고, 이는 내정의 안정 여부와 직결된다. 우리나라는 물가와 기업실적이 국제유가와 밀접한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국제유가를 둘러싼 각국의 이해와 이에 따른 유가 흐름은 새해 내내 살펴야 할 핵심 변수 중 하나다.
최열희 언론인
코스닥은요? 사물인터넷주 ‘주목’ 2015년에도 코스닥은 여전히 어려운 한 해가 될 공산이 크다. 글로벌 경쟁격화와 환율환경 악화로 수익성이 위협받고 있는 대기업들은 강력한 원가절감에 나설 게 빤하기 때문이다. 이는 코스닥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의 경영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전통적으로 수출 대기업과 사업연관이 깊은 코스닥 종목들에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RFID·IoT 월드 콩그레스 2013’에서 참가자들이 부스를 돌아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하지만 사물인터넷과 바이오 등 주요 대기업들이 차세대 먹거리로 접근하는 분야에서는 의외의 성과를 내는 종목이 코스닥에서 출연할 수 있다. 실제 삼성이 사물인터넷 사업에 집중키로 한데 이어 정부도 사물인터넷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는 대책을 밝혀 사물인터넷 관련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를 봐도, 기술혁신은 대기업 내부의 연구개발(R&D)뿐 아니라, 중소·벤처 기업들이 혁신기술이 결합된 사례가 많다. 증권업계는 사물인터넷 시장이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일차적으로는 네트워크와 연동되며 초기 인프라를 구축하는 종목이 주가 전망이 밝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IT산업 조사 전문업체 ‘가트너’에서 지난 10월 제시한 ‘2015년 IT 산업 10대 트렌드’로 꼽힌 항목들 가운데 코스닥 유망 종목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 될 수 있다. 내용이 다소 어려워 이에 대한 사전 지식을 익히는 것은 필수다. IT산업 10대 트렌드는 △사물인터넷 △3D 프린팅 △빅데이터를 이용한 첨단분석 △언제 어디서든 컴퓨터에 접근할 수 있는 컴퓨팅 에브리웨어 △주변 환경과 디지털로 소통하는 콘텍스트 리치 시스템 △스마트 머신 △클라우드·클라이언트 컴퓨팅 △네트워크 장비를 가상현실로 구동시키는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 △웹을 모든 디지털 환경의 기반으로 만드는 인프라 웹스케일 IT △위험기반 보안과 자가 방어다. 다만 이 같은 차세대 유망기업이라도 기대감만으로는 반짝 효과 이상의 주가상승을 지속하기는 어렵다. 기대감을 이용해 교묘히 시장을 혼란시키는 작전세력들이 가장 노리는 종목들이 바로 이 같은 차세대 유망기업이다. 특히 증시 환경이 좋지 않아 시장수익률이 낮을 때 일수록 높은 수익률로 눈먼 투자자들을 유혹하는 작전세력이 활개를 치는 경우가 많았다. 증시 관계자는 “미래 유망사업에 접근할 때는 수익기회를 조금 놓치더라도 조심하는 게 낫다”며 “높은 수익률에만 눈이 멀어 제대로 살피지 않고 달려들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