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 아이템을 아시나요

검찰 조사 결과 ‘씨엔조이’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8월까지 21명 회원들이 벌인 음란행위를 ‘알고도 모르는 척’하며 묵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원들이 공개 대화방에서 ‘후끈 달아오른 부부만 오세요’, ‘달리는(자위행위한다 혹은 옷을 벗는다) 부부’, ‘섹(섹스) 제대로 알려줄 여자분’, ‘자위 한 딱가리 보여 주실 분’ 등 음란성이 짙은 방을 만들어놓고 성기, 자위, 성행위 모습을 화상에 게재한 사실을 잘 알면서도 이를 그대로 방치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씨엔조이’가 불건전 사용자에 대해 회원 자격을 박탈하는 등의 자체 규정을 마련해 놓긴 했으나 형식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씨엔조이’ 사이트의 음란 화상채팅 방조와 함께 문제를 삼은 부분은 바로 ‘투명인간’. ‘투명인간’은 타인의 채팅방에 들어가 음란한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한 아이템이라는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투명인간’은 연간 수십억원의 적자에 허덕이던 ‘씨엔조이’가 내놓은 마지막 히든카드였다.

올 2월부터 사이트 홈에서 시간당 1천5백원을 받고 판매한 ‘투명인간’은 말 그대로 ‘자유통행권’이었던 셈. 타인 몰래 채팅방에 들어가 화끈한 ‘쇼’를 훔쳐볼 수 있는 장점 때문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특히 ‘투명인간’은 부모 등 성인 주민등록번호를 도용, 사이트에 가입한 미성년자들에게서 불티나게 팔렸다. 심지어 한 초등학생은 부모의 신용카드 번호를 알아내 수십만원어치의 아이템을 매일 구입한 사례도 있다.

‘투명인간’에 이어 ‘투명인간 방지’, ‘투명인간 알림 도우미’ 아이템도 선을 보였다. 자신의 ‘홀딱쇼’를 외부로 공개하지 않으려는 회원들을 위한 또 하나의 전략상품이었던 셈. 이 세 가지 아이템의 판매액은 현재까지 사이트 전체 매출액의 80%(30억∼35억원)를 차지할 정도였다.

대표자가 구속된 ‘씨엔조이’측은 11월13일 오후 2시부터 세 아이템의 신규 구매 및 사용을 전면 중단했다. 회원들이 보유한 아이템도 삭제하기로 했으며, 그에 대한 금전적인 보상을 하기로 결정했다.

최병인 노틸러스 효성 사장도 11월17일 서울지검 기자실을 직접 방문, 진화에 나섰다. 최 사장은 “씨엔조이는 음란화상채팅 사이트가 아니고, 투명 인간 프로그램도 화상회의 서비스용으로 개발됐다”며 “일부 회원들이 악용한 것을 두고 관계자를 구속한 것은 검찰의 지나친 처사”라고 주장했다.

최 사장은 “자발적으로 건전한 인터넷 채팅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사이트 운영자들이 하루 3교대로 철저하게 음란성 영상이나 대화방을 감시해왔으며 그중 일부 회원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