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방 도시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아무개씨(36)가 그 장본인. 평소 의처증을 갖고 있던 김씨는 흉기까지 동원해 아내(30)를 상대로 이 같은 엽기적 성폭행극을 ‘연출’했다.
처음에 김씨의 아내는 남편의 도가 지나친 행위에 저항하기도 했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남편 김씨는 바로 곁에서 아내의 강제 성관계 장면을 일일이 지켜봤다. 이 같은 일을 두 차례나 당하자 결국 견디다 못한 아내는 남편을 경찰에 신고하고 말았다.
남편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내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 같아서 복수를 하기 위해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에게 어떤 곡절이 있었던 걸까.
김씨와 그의 아내는 각자의 일 관계로 서로 떨어져 지내야 했던 전형적인 주말부부. 슬하에 어린 딸을 둔 이들은 주변에 그저 평범한 부부로만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평소 의처증이 심한 김씨는 다른 지방에서 생활하는 그의 아내에 대해 항상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김씨는 아내의 전 직장 상사인 K씨(39)가 아내에게 연락을 해온 사실을 알게 됐다. 아내에 대한 의심이 점점 커지면서 결국 김씨는 아내와 K씨가 불륜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여기게 됐다.
아내로부터 배신당했다고 믿은 김씨는 이때부터 아내에 대한 ‘복수’를 꿈꾸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아내를 철저히 유린하는 것이었다.
지난 7월5일 김씨는 평소 안면이 있던 한 단란주점 아르바이트생 황아무개씨(19)에게 은밀한 제안을 했다. “내가 보는 앞에서 한 여자와 성관계를 맺으면 10만원을 주겠다.” 황씨는 김씨의 제안에 귀가 솔깃했다. 좀 특이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은 했으나 어차피 황씨로서는 손해볼 것이 없었다.
같은 날 밤 11시 김씨는 아내를 인근의 한 모텔로 끌고 온 뒤 황씨를 데리고 왔다. 김씨는 아내에게 “당신이 다른 남자와 성관계를 가지는 것을 보고 싶다”며 황씨와 동침할 것을 요구했다. 어리둥절해 하던 아내는 이내 요구를 거절하고 모텔방을 빠져나가려 했다.
그러나 김씨는 “내 말 들어”라며 아내를 때리기 시작했다. 김씨의 아내는 자신을 보호해야 할 남편이 오히려 자신의 성폭행을 자꾸 유도하자 결국 저항할 의지를 상실했다. 항거 불능의 상태에 빠진 아내를 앞에 두고 김씨는 황씨에게 아내를 성폭행할 것을 요구했다.
황씨는 눈앞에서 벌어진 황당한 김씨의 소행에 아연실색했다. 그저 ‘보는 것을 즐기는’ 취향인 줄 알았는데 그 대상이 자신의 아내라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것.
그러나 이미 돈을 받았고 김씨도 끈질기게 요구하자 황씨 또한 자포자기 심정으로 김씨의 아내를 성폭행했다. 김씨는 이 둘의 성관계를 지켜보면서 자신이 원하는 자세를 요구하기도 했다.
김씨의 엽기 행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아내와 불륜관계라고 믿은 K씨와 자신의 아내에 대한 본격적인 ‘복수’를 시작했다. 지난 7월13일 김씨는 역시 인근의 한 모텔로 K씨를 불러냈다.
군 장교인 K씨는 김씨의 아내가 예전에 근무하던 곳의 직장상사였다. K씨도 김씨와 한두 번 안면이 있었기 때문에 ‘한번 만나자’는 제안에 무심코 응했던 터. 잠시 후 김씨와 K씨 그리고 김씨의 아내는 한 방에서 마주쳤다.
묘한 긴장감에 회심의 미소를 띠던 김씨는 이내 K씨에게 자신의 아내와 관계를 맺을 것을 요구했다. K씨가 거절하자 김씨는 흉기를 꺼내어 K씨를 협박했다. 마지못한 K씨는 결국 옷을 벗고 김씨가 보는 앞에서 김씨의 아내와 성관계를 가져야 했다.
한편 남편의 만행에 어쩔 수 없이 원치 않는 성관계를 맺고 만 김씨의 아내는 화가 치민 나머지 김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서 김씨와 K씨는 성폭행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두고 서로 상반된 주장을 폈다. 김씨는 당시 모텔 방에서 K씨에게 흉기를 들이댄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에 대고 “내 말을 듣지 않으면 이 자리에서 죽어 버리겠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반대로 K씨는 김씨가 자신에게 흉기를 들이대 시키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논란에도 불구하고 김씨를 비롯한 황씨와 K씨는 모두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돼야 했다. 현역군인인 K씨는 군수사기관에 넘겨졌다.
대체 김씨는 왜 이런 이해하기 어려운 짓을 벌인 것일까. 김씨의 아내에 따르면 평소 김씨는 아내에게 ‘스와핑’을 종종 제안했다고 한다. 일반적인 부부관계에 만족할 수 없었던 김씨의 특이한 성적 취향이 이런 일을 벌이게 된 근본적인 이유라는 것. 남편 김씨가 평소에도 종종 자신을 감금하고 강제로 성관계를 맺기도 했다는 게 아내의 주장이다.
남편 김씨는 경찰에서 뒤늦게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아내에게 용서를 빌었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김씨의 아내는 이혼과 함께 김씨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수사기관에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