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와 인터뷰중인 피의자 김씨(오른쪽). 그는 “미안하다”고 말했다. | ||
지난 10월28일 피의자 김씨의 집을 찾아갔던 기자는 마침 집으로 들어오던 김씨를 우연히 만나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김씨는 며칠간 경찰 조사를 받느라 지친 모습이었지만 아이 셋을 낳은 여자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젊어 보였다. 김씨는 자신이 돈을 목적으로 사기를 친 것이 아니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왜 억울하다고 하는 것인지.
▲내가 돈을 목적으로 사기를 친 것이라면 큰 금액을 노리고 한번에 받은 다음 도망을 쳤어야 했을 것인데 받은 돈을 다시 이씨의 휴대폰을 사는 데 썼고 생활비로 쓰기도 했다. 그 중 2백만원은 바로 돌려줬다.
―자신의 신분을 속인 이유는.
▲처음 채팅을 할 때 나 자신의 아이디로 한 것도 아닌 데다가 슈퍼마켓에서 일하는 것보다 의사라고 하면 더 관심있어 할까봐 그런 것이다. 그러다 이씨를 만났는데 진실을 말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남편은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나.
▲원래 사이가 좋지 않아 이혼을 하기로 합의했는데 아이들 때문에 지금 당장 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다. 밖에서 뭘 하던 서로 관심이 없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식 이혼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이씨와는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인가.
▲이씨에게 정말 미안하다. 이씨와 함께 있으면 세상 근심이 다 잊혀졌다. 좋은 사람이다. 처음부터 속이려고 그런 것은 아니었다. 오늘 마지막으로 만나기로 했는데 서로 좋은 감정으로 헤어지려고 한다. 이씨의 어머니에게도 미안하다.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