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경찰서는 지난 3월22일 ‘부부플러스’라는 스와핑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회원들로부터 3천만원 이상의 가입비를 받은 유아무개씨(37)를 구속했다. 2003년 9월에 개설된 이 사이트에는 무려 5천3백여 명의 회원들이 가입돼 있었다.
‘부부플러스’ 사이트에 대한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상당수 사람들은 ‘설마 실제 부부간, 연인간 파트너 교환 섹스, 집단성교가 있었겠는가’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혹시 ‘부부나 연인이 아닌 계약관계에 의한 또 다른 형태의 매춘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회원들이 파트너의 나체사진, 집단적이고 변태적인 성관계를 담은 사진과 동영상을 올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 부부나 연인 사이에 스와핑이 이루어진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다”며 “이 사이트의 회원들이 인터넷상에 떠돌고 있는 음란물을 올린 것일 수 있다. 지금까지 조사를 받은 10여 명의 회원들은 모두 스와핑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고 밝혔다. 실제 부부간 스와핑이 이루어졌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한 셈이다.
그러나 <일요신문>이 어렵게 만난 이 사이트의 회원 2명은 “실제로 회원들 간에 스와핑, 변태적 집단 성관계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게시된 사진과 동영상의 상당수는 실제 스와핑 등의 모습을 담은 것이다”고 밝혔다.
출판업에 종사하는 결혼 2년차 A씨(33)와 회사원인 미혼남 B씨(31)가 털어놓은 ‘부부플러스’ 사이트의 실상은 사실이라고 믿기에는 너무나 충격적인 것이었다. 이들은 하나같이 “이 사이트에서는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성(性)이 가능한 듯했다”고 말했다. A씨와 B씨가 전하는 ‘그들만의 세상’ 속으로 들어가보자.
▲ 기자와 인터뷰중인 스와핑 회원 A씨. | ||
이 사이트에서는 크게 부부나 연인들이 각자의 파트너를 교환하는 스와핑과 부부나 연인이 한 사람의 남자 또는 여자를 초대해 이루어지는 ‘3SOME’(스리섬·남자 2명과 여자 1명, 또는 남자 1명과 여자 2명이 함께 성관계를 갖는 것)의 형태로 만남이 이루어졌다.
회원들 대부분은 게시판에 자신들의 나체 사진을 올려놓고 활동했다. A씨는 “회원들은 얼굴보다는 몸에 관심이 더 많다. 그래서 자신들의 나체사진도 특정 부위만을 찍어 올린 경우가 대다수다”라고 전했다.
회원 중 솔로들은 주로 ‘3SOME 초대·만남’에서 활동하고 커플(부부나 연인)들은 ‘그룹·소모임’을 통해서 스와핑을 해왔다.
스와핑을 원하는 부부들은 게시판에 ‘우리 부부의 스와핑에 초대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부부들의 신장, 체중, 나이 등 신상명세와 이메일을 남겼다. 이메일을 통해 은밀히 연락이 되면 부부간 스와핑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A씨는 “부부들이 만나자마자 바로 파트너를 교환해 성관계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스와핑은 몇 단계의 만남을 거쳐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부부들이 만나면 먼저 부부들 간에 교감을 나누고 어색함을 풀기 위해 가벼운 술자리를 갖는다고 한다. 스와핑에선 먼저 부부들끼리 친숙하게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것. 그런 다음 노래방 등으로 자리를 옮겨 함께 노래를 부르며 두 부부는 더욱 가까워진다. 이때 노래방에서 스와핑의 전 단계인 가벼운 ‘터치’(스킨십)나 애무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처음엔 남편들이 각자의 아내와 키스, 애무 등을 시작한다. 아내들은 타인이 보고는 있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자신의 남편과의 터치이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는 것이 A씨의 전언. 이런 식으로 노래방에서 분위기가 달아오르면 이때 남편들이 자리를 바꾸어 상대의 아내를 가볍게 애무하며 터치를 한다.
이런 과정을 거부감이나 수치심 없이 넘길 경우 부부들은 모텔로 자리를 옮겨 스와핑에 들어간다고 한다. A씨는 “부부들의 취향에 따라 방 2개로 나뉘어 스와핑을 하는 경우도 있고 한 방에서 두 쌍이 함께 성관계를 가지기도 한다. 색다른 것을 원하는 부부가 많아 대체로 한 방에서 스와핑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A씨에 따르면 부부들이 처음 만나 스와핑에 이르기까지 하루가 걸리는 경우도 있고 몇 차례 만남을 거친 후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이 사이트에선 스와핑 못지않게 ‘3SOME’이라는 변태적인 집단 성관계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한 쌍의 커플(부부나 연인)이 남녀 한 명을 초대해 함께 성관계를 가지는 것이다. 이 사이트의 ‘3SOME 초대·만남’ 게시판에선 커플들이 “우리 커플 사랑에 초대합니다” “내 아내에게 마사지해줄 사람 초대합니다” “내 애인 터치해줄 사람 초대합니다” 등의 글과 이메일, 휴대폰번호를 남겨 이른바 ‘초대남’이나 ‘초대녀’를 모집한다. 이런 식으로 ‘초청’한 커플과 ‘초대’받은 싱글들이 끼리끼리 모여 3SOME을 해왔다.
▲ 스와핑 현장이라며 ‘부부플러스’에 올라온 사진 중 하나. 이들은 낮은 수위부터 단계를 올려가며 수치심을 없앤 것으로 밝혀졌다. | ||
3SOME을 원하는 커플은 이메일을 통해 접촉한 초대남이나 초대녀를 함께 만나 가볍게 술 한잔을 하며 면접을 본다. 초대받은 남자가 스타일은 괜찮은지, 매너는 좋은지, 지나치게 나서는 사람은 아닌지 등을 평가하는 것이다.
그런 후 스와핑과 마찬가지로 3명이 어색함을 풀고 교감을 갖기 위해 노래방 등에 가서 여흥을 가진다. 분위가 어느 정도 무르익으면 3명이 모텔에 들어가 3SOME의 성관계를 갖는 것이다.
그러나 3SOME은 어디까지나 커플남이 주도권을 갖고 초대남을 조정하고 통제하며 이뤄진다. ‘아내를 마사지해라’ ‘가벼운 터치도 해보라’ ‘애무를 해보라’는 식으로 커플남이 초대남에게 분위기에 따라 사인을 보내고 ‘행동의 상한선’을 정해준다고 한다.
그 다음은 커플들의 취향에 따라 다르다. 커플남이 초대남과 함께 자신의 커플녀와 섹스하기도 하고, 커플남이 초대남을 물리치고 커플녀와 성관계를 가지고 초대남으로 하여금 자신들의 섹스를 ‘관전’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초대남의 역할을 애무에만 한정시켜 자기 역할이 끝나면 초대남을 밖으로 내보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B씨는 “초보 초대남들은 호기심으로 3SOME을 해보지만 흥분이나 만족을 느끼기보다는 누가 보고 있다는 생각과 커플들이 요구하는 대로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두려움이 커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어떤 부부가 결혼기념일에 초대남을 불러 3SOME을 가진 적이 있었는데 컨셉트가 ‘남편이 아내에게 남자 하나를 선물해 주는 것’이었다. 남편은 아내의 성감대를 알려주면서 초대남에게 아내를 애무해 줄 것을 요구했다.
남편이 내세운 조건은 ‘절대 당신이 만족하거나 흥분하려고 하지 마라. 당신은 절제하고 희생하더라도 내 아내를 만족시켜라’였다. 그 초대남은 게시판을 통해 경험 후기를 털어놨는데 결국 몸이 말을 듣지 않아 3SOME은 실패하고 모멸감만 느끼고 모텔에서 나왔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B씨는 대부분의 경우 초대남은 커플들의 성노예, 또는 커플들을 위한 ‘성인보조용품’일 뿐이라고 전했다. ‘부부플러스’ 회원들은 그렇게 성적 자극을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었다.
김지훈 기자 rapi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