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는 신입 인사 참사로, 금호타이어는 노사 갈등으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2011년 두바이모터쇼 한국타이어 부스(왼쪽)와 서울모터쇼에 전시된 금호타이어 제품(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한국타이어는 최근 지난해 하반기에 공개채용으로 선발한 115명의 신입사원 중 50여 명이 신입사원교육에 불참했다. ‘서류전형-인·적성검사-1차·2차 면접-건강검진’ 등의 과정을 거쳐 선발한 신입사원 중 40%가 넘는 인원이 입사를 포기한 것이다. 요즘같이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재계 순위 35위권 대기업을 한두 명도 아닌 50여 명이 어려운 과정을 모두 거친 후 최종 합격하고도 입사를 포기했다는 것은 한국타이어에 큰 타격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부분 다른 기업에 중복 채용되면서 포기했을 것”이라면서 “심한 경우 교육받던 도중 다른 기업 합격 소식을 듣고 퇴사하는 인원도 있다”고 전했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보통 10~20%는 그럴 수 있다고 여기는데 40%는 명백한 인사 참사”라며 “해당 인사팀에는 사형선고가 내려지고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채용 시스템을 보완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일을 두고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직접 “낮은 기업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라”며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조 사장이 잘못 알고 있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재계 다른 관계자는 “우리 기업 정서상 어차피 인사 채용은 최종 면접자, 즉 대표이사 책임”이라며 “재계 순위와 규모에 걸맞은 채용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며 조현범 사장을 겨냥했다.
업계에서는 경쟁사인 금호타이어와 비교해 한국타이어의 특수한 근무환경·상황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지방근무 의무화, 현저히 낮은 여성 직원 비율, 낮은 연봉과 짧은 근속연수 등이 지적됐다. 그러나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근무환경에 대해서는 잘못 알려져 있고 대기업 공채 시 보통 30% 정도는 이탈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채용 시기의 문제가 컸던 듯하지만 내부적으로는 크게 문제 삼지 않고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금호타이어 노사 갈등은 금호타이어 공장이 있는 광주·전남지역은 물론 재계 전체에도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측은 공장폐쇄를, 금호타이어 노조(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는 전면파업을 공언하며 정면 대치해왔다. ‘워크아웃 졸업’이라는 잔치를 벌이기도 전에 금호타이어의 기업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다.
한국타이어가 신입사원들에게 불만을 사고 있는 반면 금호타이어는 현재 근무 중인 직원들에게 불만을 사고 있는 셈이다. 금호타이어의 경우 취업준비생들의 선호도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힘들다. 다만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커뮤니티 내에서는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중 택일을 하라면 대체로 한국타이어를 선호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에 비해 한국타이어 노조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소속 단체 성향으로 파악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는 민주노총 소속이고 한국타이어는 한국노총 소속인 점도 영향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임형도 기자 hdl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