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무엇보다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는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 의지를 강력히 내비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역시 “금호산업 인수가 가장 먼저”라며 사활을 걸고 있다. 자금 조달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08%를 보유한 최대주주일 뿐 아니라 금호터미널·금호리조트 등에 영향력을 갖고 있다. 금호산업을 인수해야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지배할 수 있다. 금호산업은 박삼구 회장이 강조한 ‘제2의 창업’을 이룰 수 있는 핵심 회사다. 금호고속과 금호타이어 인수 문제도 박삼구 회장의 현안이지만 금호산업 없이는 전부 소용없는 일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할 가능성은 크다.
그럼에도 금호산업 인수전이 관심을 모으는 까닭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이 발송한 투자안내서를 받아든 대기업 중 금호산업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지난 11월 13일까지 금호산업 주식을 장내매수를 통해 꾸준히 사들인 호반건설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호산업 지분을 무섭게 매집한 호반건설은 지난 11월 13일 기준 6.16%까지 지분율을 높였다. 호반건설 측은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재계에서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지난 22일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지분을 매도하기 시작한 사실이 알려졌음에도 호반건설의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 가능성을 완전히 지우지는 않고 있다.
금호산업의 치솟는 주가도 변수 중 하나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1만 1000~1만 2000원대에서 횡보하던 금호산업 주가는 1월 22일 현재 2만 3150원으로, 불과 석 달 만에 2배 가까이 폭등했다.
금호산업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더 많은 인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박삼구 회장의 어깨는 그만큼 무거워진다. 여기에다 만약 다른 대기업이나 사모펀드가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힐 경우 인수 자금은 더 불어난다. ‘인수 자금이 1조 원은 필요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박삼구 회장 쪽으로 추가 기울면서도 금호산업 인수전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임형도 기자 hdl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