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불구속 입건된 민씨는 5일 새벽, 자신의 딸에게 구충제라고 속여 수면제를 먹인 뒤 목을 졸라 살해하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민씨는 잠이 들었다가 목을 조르자 놀라 깨어난 딸이 “엄마 목이 너무 아파요. 살려주세요”라고 애원하자 목을 졸랐던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민씨는 대학 1학년 때 교통사고를 당해 그 후유증으로 학교를 중퇴하고 시각장애 증세까지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뚜렷한 직업 없이 생활해 온 민씨는 10년 전 알고 지내던 남성의 아이를 임신했지만 이 남성은 그 사실을 알자마자 연락을 끊었다. 이때부터 민씨는 가족과도 연락을 끊은 채 미혼모 보호시설에서 딸을 낳아 키워왔다. 민씨는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자 보호시설을 퇴소해 2백만원의 지원금으로 월세 20만원의 옥탑방을 얻어 생활해 왔지만 정부 보조금 60만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최근 들어 시각장애가 더 심해진 데다 난방비가 없어 냉방에서 생활하게 되자 딸과 함께 자살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씨는 현재 서울의 한 시립병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으며 딸은 아동보호센터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밥과 빨래 등 집안 살림을 도맡는 등 나이에 비해 조숙한 민씨의 딸이 엄마와 헤어지기 전 까지 했던 말은 “엄마 내가 보호해 줄게 같이 살자”였다고 경찰은 전한다.
양하나 프리랜서 hana01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