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형사] 오지용 형사과장

“범행 견제할 강력한 법적 장치 필요”

“민 씨처럼 잠재된 범죄심리를 갖고 있는 사람은 우리 주변에 무수히 많습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 특정 상황에서 범죄자로 돌변할 수 있는 사람이 무수하다는 거죠. 범행동기가 다양하고 최근처럼 무동기범죄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범행을 예측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또 상당수의 범행이 민 씨처럼 동일수법 전과자에 의해 일어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전과자 중에서 용의자를 특징지을 수도 없는 실정입니다. 자제력을 상실하는 순간 범행으로 직결된다고 보면 되죠.”

89년 경찰에 투신, 지난해 11월부터 수원 중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오지용 형사과장(41·경정). 수사통으로 잔뼈가 굵은 오 과장은 현대사회의 범죄 유형에 대해 이런 해석을 내놓았다.

“피의자들의 범죄성향과 수법, 시기별 범죄패턴을 분석해볼 때 범죄를 특정한 틀에 맞춰 규정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어요. 그런 점에서 최 씨 같은 피해자들은 앞으로 무수히 양산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 과장은 날로 흉악해지는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선 국가 차원에서 엄격한 견제장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법이 너무 약해요. 초범일 경우 살인죄를 지어도 5년 정도면 풀려나는 경우도 허다하죠. 이는 분명 문제가 있어요. 사형제의 존폐 논란을 떠나 범행을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법적 장치는 반드시 존재해야 됩니다. 실제로 범죄심리를 갖고 있는 사람은 무수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범행을 저지르지는 않죠. 잠재적인 범죄자들이 얼마나 자제력을 발휘하느냐는 그들의 행동을 제어할 수 있는 법적인 통제력이 얼마나 강력한 파워를 갖느냐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이수향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