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년 치러진 ‘개구리소년’ 합동 영결식. | ||
대표적인 미제 사건은 ‘화성 연쇄 살인 사건’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 ‘이형호 군 유괴 사건’ 등이다. 이 중 화성 사건과 이 군 사건은 <살인의 추억>과 <그 놈 목소리>로 각각 영화화되기도 했다.
91년에 일어난 이형호 군 유괴 살해 사건은 ‘안양 사건’과 비슷한 대표적인 어린이 유괴 살인 사건이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놀이터에서 사라진 이형호 군(당시 9세)은 유괴 후 44일이 지나서 잠실대교 인근 한강고수부지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하지만 범인은 아직도 잡히지 않았고 2006년 1월 29일 공소시효가 만료되었다.
전 국민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의 범인도 잡히지 않았다. 대구 성서초등학교 5명의 어린이가 91년 학교 인근 와룡산에 개구리를 잡으러 간 이후 실종된 사건으로 유명하다. 2002년 9월 대구 와룡산 중턱에서 유골이 발견되었지만 끝내 범인은 붙잡지 못했다. 결국 이 사건 또한 2006년 3월 25일자로 공소시효가 끝나 영원히 풀리지 않는 사건이 되어 버렸다.
최근의 실종 미제 사건은 특히 경기 서남부에 집중되어 나타났다. 이미 80년대 시작된 ‘화성 연쇄 살인 사건’으로 공포에 떨고 있는 이 지역의 주민들은 그래서 더욱 불안하다. 특히 이 사건들이 ‘안양 사건’의 용의자 정 아무개 씨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정 씨와 연관시킬 수 있는 사건은 화성 부녀자 연쇄 실종·살인 사건과 수원 여대생 실종 사건(2006년 12월~2007년 1월), 화성 여대생 피살 사건(2004년 10월), 2006년 12월 노래방 도우미 배 아무개 여인(당시 45세) 실종 사건 등이다.
그밖에 미제 실종 사건은 숱하게 많다. 경기 포천시 여중생 엄 아무개 양(당시 15세)은 2003년 11월에 실종되었다 96일 만에 포천시 소흘읍 배수로에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었다. 우 아무개 양(당시 6세)은 2004년 9월 19일 경기 광주시 역동의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사라진 후 지금까지 소식이 없다. 2003년 광명시에 사는 초등학생 전 아무개 양(당시 8세)도 실종되었다 4주 만에 화성시 시화간척지 물웅덩이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들 사건 역시 공소시효가 지나면 영원한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된다.
한편 이번 안양 사건을 계기로 수사가 재개된 미제 사건도 있다. 충북 진천경찰서가 6년 전 발생한 강송이 양(당시 9세) 실종 사건에 대해 재수사에 나선 것이다. 강 양은 2002년 5월 28일 오후 3시경 학교를 마친 뒤 귀가하던 중 실종되었다.
당시 이 사건을 맡았던 황 아무개 경사(42)는 “실종된 후 1년 동안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조금이라도 의심이 가는 사람은 모두 다 조사했다. 당시 70~80명을 용의자로 두고 조사했던 기억이 난다. 초동수사가 미진했던 것도 아니고 해볼 것도 다 해봤는데도 사건을 해결하지 못해 지금도 그 사건만 생각하면 허탈한 기분이다.”
황 경사는 ‘안양 사건’을 지켜보면서 강 양 사건을 다시 한 번 점검했다고 한다. ‘혹시라도 빠트린 게 없나’ 하는 생각으로 처음부터 하나 하나 되짚어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강 양의 아버지 강동완 씨(47)은 “재수사를 시작했지만 딸이 돌아올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며 “다만 작은 단서 하나라도 나왔으면 좋겠다”고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류인홍 기자 ledh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