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임 아무개 씨(33)는 여자친구인 중국인 A 씨(23)로부터 결별통보를 받았다.
임 씨가 결혼을 해 가정이 있고 두 아이의 아버지란 사실을 A 씨에게 들켰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A 씨가 한국에 왔을 때 임 씨는 원룸을 구해주는 등 도움을 주면서 1년여 동안 사귀게 됐다. 그러나 임 씨의 정체를 알게 된 A 씨는 임 씨의 연락을 받지 않고 사는 곳도 옮겼다.
이에 임 씨는 A 씨를 찾으려고 7월 한 달에만 네 차례에 걸쳐 “여자친구가 납치된 것 같다”며 112에 거짓 신고를 했다. 경찰이 A씨의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해 알려줄 것이라는 얕은 생각에서였다.
A씨의 이 같은 허위신고에 담당 지구대 경찰관과 당직 형사 30여 명이 몇 번씩이나 총출동을 하는 소동을 벌여야 했다.
허위신고에 시달린 A 씨가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자 임 씨는 급기야 형사를 사칭하기 시작했다.
한 통신사 대리점에 전화를 걸어 “북부경찰서 형사다. A 씨는 한국 남자들 돈을 뜯어낸 꽃뱀”이라며 수사 협조를 요구했다.
임 씨의 말에 속은 대리점 측은 A 씨에게 전화해 바뀐 전화번호에 문제가 있다며 재방문을 유도했다.
대리점 인근에 숨어 있던 임 씨는 대리점 연락을 받은 A 씨가 나타나자 승용차에 강제로 태워 김해 등지로 5시간가량 끌고 다니며 뺨 등을 폭행했다.
결국, 임 씨는 A씨의 신고로 경찰에게 붙잡혔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공무원 자격 사칭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임 씨를 구속했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