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는 버스정류장뿐만 아니라 모든 음식점에서도 담배를 필 수 없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사실 정부의 금연정책 확대방안을 자영업자들이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11년 국민건강증진법이 개정되면서 음식점의 금연을 면적별로 차등 적용, 2012년 12월 150㎡ 이상 점포, 2014년 1월 100㎡ 이상 점포, 2015년 1월 모든 음식점으로 확대된 까닭에서다.
모든 음식점 금연이 실시되면서 일부 음식점에 설치되어 있던 ‘흡연석’ 특례기간도 종료, 흡연석 운영도 불가능해졌다. 이에 흡연 고객들이 자주 이용하던 점포의 운영자들은 울상이 됐다. 서울에서 대형 호프집을 운영하고 있는 A 씨(50)는 분통을 터뜨렸다.
“금연법 시행으로 매출이 20% 이상 줄었다. 분위기 좋고 맛있고 친절해서 찾아오던 손님들을 담배를 피울 수 없도록 해 발걸음 돌리게 만드는 정책에 너무 분한 마음이 든다. 관공서, 버스정류소 등 공공장소가 아닌 개인의 이윤창출 공간에 금연법을 적용하는 것은 너무나도 터무니없는 정책이다.”
오피스 밀집지역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B 씨(45)도 마찬가지였다.
“매출이 줄어든 것도 속상한데, 전에 없던 민원이 부쩍 늘어난 것도 골치 아픈 일이다. 커피숍 주변의 담배연기가 위층으로 올라온다며 주민들이 항의하는 일이 잦아졌다. 건물 주변에 떨어진 담배꽁초도 수시로 치워야 해 흡연실을 운영할 때보다 여간 번거로워진 것이 아니다.”
물론 금연정책이 반가운 운영자들도 많다. 서울 구로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 운영자는 “금연법 시행으로 매장이 깔끔해져서 좋은 것 같다”며 “금연정책 전에는 과음하는 손님들이 담배를 피우고 바닥에 재를 털거나 침을 뱉기도 해서 불쾌했는데 지금은 그런 일이 없어 만족스럽다”고 환영했다. 서울 강동구의 한 음식점 운영자도 “매장 내 흡연이 금지되다보니 어린아이와 노년층 등 가족단위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면서 “금연정책으로 고객층이 폭넓어져서 매출이 오히려 늘어난 편”이라고 만족해했다.
흡연자들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면서 국내 최대 온라인 흡연자 커뮤니티인 아이러브스모킹(대표운영자 이연익)은 지난 5일 “카페 흡연실 내 집기 설치 및 음식 취식 금지”가 법적 근거가 없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 대표의 설명이다.
“최근 혼선을 빚고 있는 ‘흡연실 내 음료 섭취 문제와 흡연실 내 의자 설치 가능 문제’의 법률자문 결과, ‘흡연실 내 음료 섭취’의 경우 시설물 소유자의 흡연실 설치 규정을 명시하고 있을 뿐 흡연실 내부에서 흡연자의 행동을 규제할 의무와 권리를 부여하고 있지 않다. 또한 어디에서 음식 및 음료를 섭취하는 것을 결정하는 것은 기본권 성격을 지니고 있는바 매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고, ‘흡연실 내 의자 설치 문제’ 역시 영업공간에 설치된 것과 동일한 형태가 아닌, 비영업 목적의 간이의자 및 벤치 형태의 의자라면 설치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관련 내용을 바탕으로 프랜차이즈 본사에 개선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그는 또 “법률상 규정된 바가 없음에도 정부 및 지자체 지도원들의 자의적 판단으로 음식점과 카페 흡연실 운영에 큰 오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정부와 관련 업계는 흡연실에 대한 정확한 법 해석으로 매년 수조 원의 담뱃세를 납부하는 흡연자들의 최소한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미영 객원기자 may424@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