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인수의향서(LOI) 제출 마감일인 이날 6개 이상의 후보자들이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했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금호고속의 대주주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자베즈파트너스, MBK파트너스, IMM 등 사모펀드 4곳과 대기업인 신세계, 중견건설사 호반건설이다.
CJ, 애경, 롯데, 신세계 등이 애초 금호산업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실제 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신세계가 유일하다.
매각 대상 지분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금호산업 지분 57.5%(약 1955만 주)다. 금호산업은 중견 건설사에 불과하지만 다수의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사실상 지주사이자,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로 지분 30.08%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지분 46%, 금호터미널 지분 100%, 금호사옥 지분 79.9%, 아시아나개발 지분 100%, 아시아나IDT 지분 100% 등을 보유하며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따라서 금호산업을 손에 쥐면 금호타이어를 제외한 사실상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
신세계 측이 항공 산업 외에 금호산업 인수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금호터미널에 있다. 금호터미널은 광주 등 전국 각지에 있는 고속버스터미널을 운영하는 회사다. 광주 신세계백화점 부지도 금호터미널이 갖고 있다. 금호터미널은 지난 2013년 신세계 측에 백화점 건물과 부지를 20년간 장기임차해주고 5000억 원을 받은 바 있다. 따라서 신세계가 금호터미널을 소유하게 되면 웨스턴조선호텔, 백화점, 면세점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세계의 참여로 금호산업 인수전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업계에서는 금호산업의 매각 가격이 8000억~1조 원 수준으로 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신세계와 같은 전략적 투자자(SI)가 반드시 항공 산업을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강한 베팅을 할 경우 매각가는 이보다 훨씬 더 오를 수 있다. 금호산업 경영권 지분(지분율 50%+1주)를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박삼구 회장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한편 산업은행 등 금호산업 채권단은 25일 인수의향서 접수가 마무리됨에 따라 이번 주 내로 입찰 일정을 확정, 다음 주 초에 인수의향서 제출자들에게 통보할 계획이다.
예비입찰을 거쳐, 본입찰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가 이어진다. 이르면 오는 5월쯤 우선협상대상자가 가려질 예정이다.
이어 채권단은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한 금액을 박삼구 회장에게 알려주고, 박 회장이 이보다 많은 금액을 낼 수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경영권 지분(지분율 50%+1주)를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이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하는 금액보다 많은 금액을 낼 경우 금호산업 지분을 먼저 인수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우선권 우선협상대상자에게 넘어간다.
최선재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