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에 대한 동경과 돈에 대한 그릇된 욕망은 앞길이 구만리 같은 스물두 살 동갑내기 청년들을 수렁으로 끌어 들이고 말았습니다. 이들의 범행동기는 너무도 단순했어요. ‘후배들에게 과시하고 싶어서’ ‘돈 한번 실컷 써보고 싶어서’ ‘한 달 치 월급이 넘는 돈을 하룻밤에 유흥비로 써대는 사람들이 부러워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거였죠. 이들은 강남 일대 유흥업소에서 속칭 ‘삐끼’로 일하면서 가진 사람들의 화려하고도 무분별한 소비문화에 적잖은 증오심을 느꼈던 것 같아요.”
김원배 수사연구관은 “‘벤츠 타기에 돈이 엄청 많은 줄 알고 납치했다’는 이들의 얘기에 착잡함을 느꼈다”며 “성실하게 일해서 돈을 모은 부자들도 범행타깃이 되어버린 세태가 무섭고 끔찍하다”는 심정을 밝혔다. 특히 이들 중 이 씨와 고 씨는 이 사건 외에도 한 해 전에 재벌2세를 상대로 강도인질극을 벌여 9000만여 원을 강탈한 적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