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경찰서는 11월 18일 골프장에서 만난 부유층 유부녀들과 강제로 성관계를 맺고 돈을 뜯어낸 혐의로 김 아무개 씨(40)를 검거했다.
김 씨는 지난 6월말 경기도 여주시에 위치한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고 있던 장 아무개 씨(여·50)에게 접근했다. 김 씨는 장 씨에게 골프레슨을 해준 뒤 인근 야산으로 장 씨를 데려가 성폭행하고 이를 남편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해 1800만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애초 이 사건을 단순 성폭행 사건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김 씨의 휴대전화 내역과 계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장 씨와 비슷한 방법으로 당한 피해자들이 추가로 발견돼 여죄를 캐고 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만 10명이고, 김 씨의 계좌에 입금된 돈은 무려 20억 원이 넘는다. 경찰은 김 씨가 지난 2007년 8월부터 지금까지 동일한 수법으로 범행을 계속해 온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김 씨는 평소 골프장 경기보조원으로 일하면서 여성에게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골프레슨을 해주며 친해진 여성들과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을 뿐이고, 계좌에 입금된 돈은 사업 자금으로 투자받은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피해 여성 중 일부는 김 씨에게 강제로 성폭행을 당했고, 김 씨가 이 같은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해 돈을 건네줄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씨가 골프장에 온 여성들에게 골프레슨을 해주겠다고 다가가 호감을 산 뒤 같이 라운딩을 하고, 골프장 인근의 모텔에 데려가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판단하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잘생긴 외모와 함께 수준급의 골프 실력을 갖추고 있는 김 씨는 외제차를 끌며 명품 옷을 즐기는 등 씀씀이도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에게 피해를 입은 여성들도 대부분 강남에 거주하며 골프장 회원권을 보유한 부유층 유부녀들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황태준 인턴기자 herewego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