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의 성형에 대해 한 연예인은 “대중에 대한 예의 혹은 일종의 자기관리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정 연예인의 외양이 마음에 들어, 그의 분위기가 좋아 그를 좋아한 것이었다면 그 외양이 성형 수술을 한 것이라고 해서 비난받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연예인들의 성형수술은 대중들의 끊임없는 관심사다. 웬만한 연예인 사이트에는 졸업앨범을 필두로 성형 전후를 보여주는 사진이 수도 없이 올라온다. 나무랄데 없는 증거를 내밀었으니 가면을 벗으라는 식의 글도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대중들은 실리콘이 들어있는 코는 좌우로 움직이는 데에는 아무런 무리가 없다는 것을, 매몰법으로 쌍꺼풀 라인을 만들고 나면 절개선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대중들은 그런 연예인들의 거짓과 오만을 싫어하기도 한다.
지나친 주름 제거로 표정 연기가 중요한 배우들의 얼굴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은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어이없는 일 아닌가. 배우의 미세한 표정에서 느낄 수 있는 관객들의 감정들을 보톡스 주사가 마비시켜버렸다면….
최근 많은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고 얼굴 주름이 매력이었던 중견 남자 탤런트 A는 그 특유의 장점을 잃어버린 것 같다. 선량하고 분위기 있는 A만의 얼굴은 눈썹도, 볼의 근육도 움직이지 않는 표정으로 희노애락을 표현하고 있다. 놀란 표정에서도 눈썹은 올라가지 않고 평온하게 웃는 얼굴에서도, 입가에 번지던 웃음 주름은 생기지 않는다.
이미 불혹을 훌쩍 넘긴 그가 왜 주름 하나 없는 얼굴을 만들려고 했는지는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훨씬 어린 여자 탤런트와 연인관계로 설정된 연기를 해야하고 청년의 푸릇함까지 연기하는데 이미 얼굴에 가득한 주름은 걸림돌이 된다고 느낄 수 있다.
또 6개월 이후면 바로 예전의 얼굴로 돌아올 것을 염두에 두고 시술했다는 것을 가정한다면 그를 크게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앞으로도 계속 무표정의 A가 된다면 대중들은 또다시 연예인의 성형에 관해 비난을 퍼부을 수밖에 없을지 모른다.
또 입술에 실리콘을 넣는 시술 역시 남자 연예인들에게 큰 유혹이라고 한 매니저는 말했다. 일단 입술이 도톰해지면 야비한 인상을 버리고 섹시하고 강건한 인상이 되기 때문에 때로는 PD들이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불발로 끝났지만 섹스가 강조된 한 영화에 캐스팅 되었던 탤런트 B가 그 케이스. 감독이 원하는 것이 섹시한 입술을 가진 남자배우였다.
얼마 후, 그의 입술은 특수물질이 주입돼 도톰해졌다. 그 후 한 방송사의 인기 미니시리즈에 출연해 열연하는데 특수물질로 도톰해진 그의 입술은 여러 가지로 문제가 됐었다. 자연스럽지 않은 대사로 감독은 혀를 찼고, 얼굴을 클로즈업 할 때마다 눈치 빠른 시청자들은 인터넷에 접속해 그의 입술에 대해 갑론을박했다. 그와 키스신을 나누었던 여자배우는 메이크업 숍에서 ‘터질 것 같고, 아플 것 같은’느낌 때문에 자신이 더 긴장했다고 털어놓았다 한다.
남자 탤런트 성형으로 기사화까지 되었던 탤런트 C는 눈썹라인의 정리까지 모두 의술의 힘을 빌렸던 것으로 성형의들은 말한다. 코끝을 살짝 모은 알로덤과 진피조직 이식의 콧대, 약한 매몰법의 쌍꺼풀 라인, 스파게티 실리콘의 입술 라인, 보톡스 턱 라인, 레이저로 마무리된 눈썹, 라미네이트 치아미백까지. 성형의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시술이 그의 얼굴에 모아졌다고. 하지만 그는 결국 ‘체중감량’ 때문이라고 변명하며 성형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눈썰미 있는 시청자들은 바로 알 수 있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남자 배우가 자신의 성형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쑥스러운 일일지 모른다. 전통적으로 남자가 보다 나은 외모를 위해 애를 쓰는 것은 남자답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되어 왔으니까.
하지만 그들은 연예인 아닌가. 태어날 때 가지고 나온 자신의 외모에 부족함을 느껴 보수한 수준이라면 굳이 감출 필요는 없는 것 아닐까? 눈썹 하나 까딱 하지 않고 하는 거짓말이 더 남자답지 못한 일은 아닐까? 그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보다 나은 외모보다 연기력이 중요하고, 높은 콧대, 도톰한 입술, 팽팽한 얼굴보다 풍부한 표정 연기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연예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