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회 MBC영화제 남녀주연상은 사회에서 소외된 아웃 사이더 커플을 열연한 <오아시스>의 설경구,문소리(왼 쪽)에 돌아갔다. | ||
여느 시상식과 마찬가지로 팬들의 함성과 이에 답하는 배우들의 제스처가 선보여졌음은 물론. 몇몇 해프닝과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 열연한 이혜영은 여전히 매력적인 몸매와 카리스마로 좌중을 압도하며 들어섰다.
그러나 곧바로 뒤따른 박경림의 카리스마(?)에는 역부족인 듯 싶었다. 팬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자, 박경림은 예의 여유 있는 몸짓과 미소로 팬들에게 화답했다. 10여m 앞서가던 이혜영은 이에 발걸음을 재촉해야 했다. 플래시 세례를 가장 많이 받은 이도 단연 박경림.
일찌감치 시상식장에 도착해 여유 있게 대기실에서 기다리던 추상미는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얼굴이었다. 요즘 한창 영화를 찍고 있는 중이라며 “<미소>라는 작품이에요. 많이 기대해 주세요”라는 홍보 멘트도 잊지 않는다.
흔한 드레스 차림이 싫어 턱시도 느낌을 주는 정장을 준비해왔다는 그녀는 남다른 패션감각의 소유자. 옆가슴선이 살며시 내비쳐 드레스보다 더한 섹시미를 풍기고 있었다. 디자이너 진태옥에게 직접 이 같은 주문을 했다고.
영화 <몽정기>의 흥행가도에 한창 즐거운 김선아는 꽤나 분주하다. 기자보다도 더 바빠 보였는데, 시상식장 내 어디를 가도 그녀가 눈에 띄었다. 그러나 사실 처음엔 그녀를 못 알아볼 뻔 했다. 야생마처럼 흐트러진 머리를 길게 붙인 색다른 헤어스타일이 그녀를 낯설어 보이게 했던 것. 색다른 모습을 연출하고자 했던 의도라면 대성공!
▲ 왼쪽부터 엄정화, 장나라, 임창정, 박경림 | ||
눈에 띄는 인물이라면 엄정화를 빼놓을 수 없다.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엄정화는 여느 여배우들과는 달리 ‘새침한’ 기색이 없어 보기 좋다. <오아시스>로 여우주연상과 신인여우상을 받은 문소리에게 직접 다가가 인사를 건네는가 하면 YG패밀리의 축하공연 때는 열렬하게 응원을 하며 분위기를 돋구었다. 사진기자들의 포즈요청에도 가장 적극적인 자세. 그녀의 서비스는 언제나 팬들과 기자 모두를 만족시킨다.
이 날 축하무대로는 앙드레 김의 패션쇼도 마련돼 있었다. 앙드레 김은 자신의 패션쇼 무대가 끝난 뒤 배우들과 영화 관계자들에게 일일이 다가가 악수를 나누며 친화력을 과시했다. 각계각층의 인물들과 두루 친분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이처럼 잠깐의 순간에도 엿볼 수 있었다.
뭐니뭐니 해도 단연 돋보였던 인물은 <오아시스>의 ‘공주’ 문소리. 총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오아시스>는 감독상, 남녀 주연상, 각본•각색상 등 6개 부문의 상을 휩쓸었고 문소리는 2개상을 동시에 거머쥐어 이날 그야말로 공주 대접을 받았다. 그녀의 외모 또한 과연 공주다웠는데, 베니스 영화제 시상식 때보다 훨씬 예뻐진 모습. 문소리는 “올해 일들이 참 많았는데, 이제 대통령만 잘 뽑으면 되는데…”라는 재치 있는 멘트로 객석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편 정일성 촬영감독이 공로상을 수상했을 때는 관객들 모두 기립박수로 축하했다. “영화제에서 임 감독의 이름이 호명되면 나도 함께 뛰어나가고 싶었다”며 소감을 밝히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던 ‘동료’ 임권택 감독의 표정도 푸근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