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지난 2010년 ‘비전 2020’ 발표를 통해 신수종 사업으로 바이오·제약 부문에 2조 1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011년 세계적인 바이오제약 서비스 업체인 퀸타일즈와 함께 바이오의약품 생산 사업(CMO) 합작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2012년에는 바이오시밀러 제품 개발과 사업화를 위해 글로벌 바이오 제약사인 바이오젠 아이덱과 합작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세웠다.
제일모직은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을 각각 45.65%씩 보유하고 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 90.3%를 보유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 현재 가동 중인 3만 리터 규모의 1공장에 이어 추가로 15만 리터 규모의 2공장을 건립 중이다. 올 상반기 제2공장이 준공되면 오는 내년 1분기까지 미국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cGMP)을 갖추고, 2분기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두 공장을 합친 18만 리터는 스위스 론자(24만 리터), 독일 베링거인겔하임(22만 리터)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2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17년부터 매출이 괄목할 만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투자증권 이상현 연구원은 “바이오의약품 생산사업(CMO)은 대규모 투자가 선행되는 사업으로 투자비 회수를 위해 안정적 수주물량 확보 여부가 중요한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다국적 제약사인 BMS 및 로슈 등과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바이오젠아이덱과 합작으로 세운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바이오시밀러 사업과 관련하여 프로젝트별로 2000억 원 이상 들어가는 바이오시밀러 개발 프로젝트 7개를 동시에 진행 중에 있다.
특히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화이자의 ‘엔브렐’을 복제한 ‘SB4’와 얀센의 ‘레미케이드’를 복제한 ‘SB2’는 임상 3상 완료 후 지난해 12월과 이달 유럽의약국(EMA)에 각각 판매 허가를 신청했다. 다국적 제약사를 포함해 유럽의약국에 2개 이상 바이오시밀러 판매 허가를 신청한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처음이다. 이외에도 현재 ‘SB5(휴미라·류머티즘 관절염)’, ‘SB3(허셉틴·유방암)’, ‘SB9(란투스·인슐린)’ 등은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빠르면 내년도에는 판매허가 신청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의 바이오시밀러들이 개발이 완료되면 세계 4위 제약사인 MSD가 140여 개국의 유통 및 판매에 들어간다. 유럽의약국 허가는 보통 14개월가량 소요되므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6년에 첫 제품의 판매가 가능할 수 있다. 임상이 진행 중인 제품이 상용화되면 단계적으로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삼성의 목표는 2020년에 바이오부문에서 연간 매출 1조 8000억 원(바이오시밀러 9000억 원+CMO 9000억 원), 그리고 영업이익률 40%다.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영업이익 4551억 원보다 2600억 원 이상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다. 이상현 연구원은 “제일모직 바이오부문은 해를 거듭할수록 공장 가동 및 바이오시밀러 판매허가 등이 가시화되면서 매출증가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밸류에이션을 상승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