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의뭉스럽게 촌지를 요구하고, 선생인지 깡패인지 모르게 추접스러운 행동을 하기도 하고, 그러나 제자를 위해 회초리를 들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 ‘김봉두’는 그의 말마따나 코믹하면서도 감성이 넘치는 인물이다. 차승원이 아니었으면 누가 김봉두를 이만큼 소화해낼 수 있었을까 싶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봉두’란 이름에 뭔가 의미가 담긴 것 같은데.
▲‘봉두’는 ‘봉투’에서 나온 이름이다(웃음). ‘촌지 봉투를 밝힌다’는 뜻에서 따온 거라나?
─지금까지는 주로 공동주연이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단독주연으로 나섰는데.
▲‘나눠 먹기’였다가 ‘혼자 먹기’가 된 거라고 해야 하나? 지금까지 투톱 영화를 세 편(<신라의 달밤> <라이터를 켜라> <광복절 특사>)이나 했다. 이 영화를 찍으면서 역할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나와 감독이 어린 배우들을 돌보고 책임져야 할 입장이라는 점이 더 부담스러웠다. 어른들과는 달리 아이들이니까 연기 말고 다른 부분까지 돌봐야했으니까. 다행히 애들이 잘 따라줬다. 뭐, 요즘 애들이 영악하긴 하더라(웃음).
─영화 촬영하면서 애드리브를 많이 하는 편이라는데.
▲시나리오는 큰 틀이고, 배우는 살이라고 생각한다. 틀에 살을 붙이는 배우의 역할로 시나리오의 선을 지키는 선에서 애드리브를 하는 수준이다.
─‘선생 김봉두’는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하나.
▲철저하게 나쁘지도 않고, 철저하게 착하지도 않은 사람이다. 미워할 수만도 없고 사랑할 수만도 없는, 결국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사람 중 하나일 뿐이다.
차승원은 이제야 비로소 연기에 물이 오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저 잘생기고, 끼가 넘치던 ‘모델’ 시절의 그가 점점 잊혀져 가는 것은 그런 면에서 기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선생 김봉두> 개봉(3월28일)까지, 그는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정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