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중국 프로축구팀 이장수 감독편 의 촬영 현장. | ||
심한 경우에는 서로 욕까지 해대며 출연자와 싸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출연자가 자신의 부정적인 면을 지나치게 감추려 하기 때문. 하지만 제작진에게는 이 싸움도 때로는 ‘전략적’이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듯이’ 이런 과정을 거쳐야만 출연자와 더욱 허심탄회한 관계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싸움’으로 해결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출연자에게 선물을 하기도 하고 당뇨병이 있는 출연자의 경우 집에서 정성스럽게 싸간 보리밥을 대접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출연자를 달래고 얼러서 그들과 하나가 되는 게 <인간극장> 제작진의 목표다. 그래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촬영스태프가 출연자를 근접촬영하고 있는 장면 | ||
때로는 <인간극장>으로 인한 ‘부작용’도 있다. 한 예로 식당 일을 하는 출연자의 경우 당연히 식당에서의 모습도 촬영하게 마련. 그런데 문제는 그 식당 주변에 비슷한 메뉴의 식당들이 몰려 있는 경우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이 출연자가 있는 식당에만 몰리자 장사가 되지 않는 주변 식당들의 불만이 커져 소송 위기를 맞았던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인간극장>의 경우 말 그대로 ‘각본 없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촬영중에 ‘그림이 되는 사건’이 터져주는 게 제작진들로서는 가장 행복한 순간. 이별이나 재회, 혹은 갈등이 증폭되는 사건들이 느닷없이 등장하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그러나 제작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출연자와의 교감이다. 이동훈 PD는 “촬영을 하면서 끊임없이 이 출연자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한쪽으로 치우친 모습만 보여주다 보면 이미지가 왜곡되기 쉽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현장다큐 프로그램을 시청하다보면 때로 제작 과정의 ‘행간’이 보인다. 이 행간들에서 제작진의 땀과 열정, 그리고 숨겨진 사연을 찾아보는 재미도 짭짤할 것 같다. 이남훈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