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직원 수가 묘하다. 감원은 없었다는데 신입 입사자보다 퇴직자가 많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기준 임직원수는 9만 9386명. 전년 동기보다 3600명 늘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채용한 대졸 신입사원만도 8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한 해 동안 늘어난 직원만 5094명으로 역시 신입사원 채용규모 8000여 명에 못 미쳤다. 지난해 총급여지급액도 전년 9조 3293억 원에서 9조 3031억 원으로 0.28%가 줄었다. 반면 퇴직금 지급액은 3325억 원으로 전년(2104억 원)보다 58%나 급증했다.
LG전자도 비슷하다. LG전자의 지난해 말 기준 직원 수는 3만 7835명으로 전년(3만 8363명)에 비해서 528명 줄었다. LG전자 측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었고, 매년 전체 직원의 일정 정도가 자연 감소하는 데 따른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가 지난해 지급한 퇴직급여는 1563억 원으로 전년(1198억 원)보다 30.39%나 늘었다. 반면 이 기간 급여는 1조 2195억 원으로 전년(1조 2254억 원)보다 0.48% 줄었다.
감원은 없는데 인건비는 줄어드는 묘한 구조의 답은 감원이 아닌 ‘퇴직유도’에 있다. 퇴직 등에 따른 자연감소분, 스카우트 등에 따른 인력 유출, 인력 재배치와 이 과정에서의 퇴사 등이 이유라는 설명이다.
인력 재배치는 사실상 잉여인력의 퇴직을 유도하는 수단이라는 게 인사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고용확대와 임금상승을 종용하는 정부의 눈치를 살핀 대기업들이 감원 아닌 감원을 하는 셈이다.
최열희 언론인